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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북미대화 유지” 시그널… 北, 中의식 수위조절 가능성

한중일 “북미대화 유지” 시그널… 北, 中의식 수위조절 가능성

서유미 기자
서유미, 이주원, 한준규 기자
입력 2019-12-25 01:46
업데이트 2019-12-2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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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완화 공론화… 北에 영향 줄 것

北, 전원회의서 ‘새로운 길’ 구체화할 듯
핵실험보다는 북미협상 중단 선언 무게


美, 한반도에 정찰기 2대… 北 감시 강화
트럼프, 北 성탄선물 질문에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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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무렵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24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서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것으로 포착된 미 공군 정찰기 E8C 리벳 조인트(RC135W·왼쪽)와 조인트 스타스(JSTARS)의 모습. 연합뉴스
성탄절 무렵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24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서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것으로 포착된 미 공군 정찰기 E8C 리벳 조인트(RC135W·왼쪽)와 조인트 스타스(JSTARS)의 모습.
연합뉴스
한중일 정상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24일 대화와 협상을 통한 비핵화 실현이 공동의 목표임을 재확인하면서 앞으로 북한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3일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압박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이후 극적 반전이 없다면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새로운 길’ 구체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한중일 3국은 조속한 북미 대화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중일이 연말 시한 이후에도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특히 전날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적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선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의 중국 참여를 촉구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유럽 5개국을 순방하면서 비핵화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를 설득했지만, 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부정적인 입장에 부딪힌 바 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북미 협상이 결렬 위기에 놓이자 대화를 이어 가기 위해 대북 제재 완화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혈맹인 중국의 움직임 등을 고려해 북한이 ‘새로운 길’의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달 초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두 차례 ‘중대 실험’이 진행된 것을 들어 북한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개 등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을 가능성이 제기되나 북미 협상 중단 선언 등 외교적 도발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 당 중앙위 전원회의와 신년사를 통해 보여 줄 것”이라며 “곧장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자위적 군사력 강화 기조부터 선언할 것”이라고 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다음달 초까지는 크리스마스 연휴로 보고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군은 지난 주말부터 잇따라 한반도 상공에 첨단 정찰기를 띄우며 거미줄 대북 감시를 이어 가고 있다.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 리벳 조인트(RC135W)가 주말부터 이날까지 연일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됐다.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인 RC135W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한다. 지상 감시 정찰기인 E8C 조인트스타스(JSTARS)도 지난 21일에 이어 이날도 한반도 2만 9000피트(약 8.8㎞) 상공에서 포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성탄절 맞이 장병과의 영상 통화를 한 뒤 취재진의 북한 ‘성탄 선물’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면서 “(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니라) 아마도 좋은 선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12-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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