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한 점 의혹 남기지 않겠다”…간절한 5·18행불자 가족

입력 : ㅣ 수정 : 2019-12-23 14:02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옛 광주교도소에서 유골 검시하는 합동조사단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에서 20일 검경, 군 유해발굴단, 의문사조사위원회 등으로 이뤄진 합동조사반이 옛 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발굴한 유골을 검시하고 있다. 합동조사반은 해당 유골과 5·18 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2019.12.21  5·18기념재단 제공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옛 광주교도소에서 유골 검시하는 합동조사단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에서 20일 검경, 군 유해발굴단, 의문사조사위원회 등으로 이뤄진 합동조사반이 옛 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발굴한 유골을 검시하고 있다. 합동조사반은 해당 유골과 5·18 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2019.12.21
5·18기념재단 제공

국과수, 광주과학수사연구소서 사전 회의
“법의학 전문가들과 대책 논의할 것”
5·18행불자 가족들, 일말의 기대감 나타내
5·18단체 “유골 감식에 5·18전문가 참여해야”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신원미상 유골 40여구와 5·18 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5·18 암매장지로 꼽혀오던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유골이 나오자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의 가족들은 일말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경무 국과수 중앙법의학센터장은 23일 광주과학수사연구소에서 “유골에 대한 부검 의뢰가 들어와 법의학 전문가들과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센터장은 “뼈가 워낙 많이 발견돼 수사기관으로부터 여러 가지 정보와 자료도 받아야 한다”면서 “정보와 자료를 검토하고 뼈 상태를 파악해 기간을 얼마나 둘지와 인력은 얼마나 투입할지 등을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의 정밀감식에 앞서 향후 계획과 일정을 논의하고자 이날 광주과학수사연구소에서 사전 회의를 열었다.
국과수 광주연구소 들어서는 양경무 중앙법의학센터장 양경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앙법의학센터장이 23일 오전 전남 장성군 국과수 광주과학수사연구소에서 열린 옛 광주교도소 부지 신원미상의 유골 40여 구 발견 관련 법의학 전문가 사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연구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9.12.23/뉴스1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국과수 광주연구소 들어서는 양경무 중앙법의학센터장
양경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앙법의학센터장이 23일 오전 전남 장성군 국과수 광주과학수사연구소에서 열린 옛 광주교도소 부지 신원미상의 유골 40여 구 발견 관련 법의학 전문가 사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연구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9.12.23/뉴스1

양 센터장은 “5·18과 관련 가능성이 커진다면 향후 출범할 진상규명위원회와 협의할 것”이라면서 “어느 한쪽이 독단적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유골을 원주 본원이나 서울연구소로 옮겨갈 가능성도 시사했다. 양 센터장은 “그쪽 연구소가 좋은 점도 있다”면서 “법의학 전문가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과수와 별도로 법무부, 검찰,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도 이날 첫 회의를 열어 신원미상 유골의 5·18 희생자 여부 등을 가리는 활동을 시작했다.

유골 발견 소식에 5·18 행불자 가족들은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5·18 당시 15살이던 늦둥이 동생을 잃어버린 행불자 가족 남진현(78)씨는 “시신이 나왔다, 유골이 나왔다고 하면 어디가 됐든지 모두 찾아다녔다. 매번 5·18과 관련이 없다는 소식에 실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면서 “유족들은 시신이라도 있어서 제사라도 지내고, 5·18 기념일이 되면 묘에 찾아가 보기라도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교도소 공동묘지에서 나온 유골이 비정상적으로 묻혀있다고 하니 행불자가 아닌지 기대된다”며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한 사람만 일치되면 5·18행불자 유골들일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고 말했다.
법무부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40여구의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이 발견돼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와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발견된 유골 가운데 구멍이 난 두개골 모습. 5·18기념재단 제공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법무부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40여구의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이 발견돼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와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발견된 유골 가운데 구멍이 난 두개골 모습.
5·18기념재단 제공

1980년 5월 19일 행방불명된 정복남씨의 형 정옥남(73)씨도 “유골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옛 광주교도소 부지를 찾아가 보고 오는 길”이라며 “내 동생이 아니더라도 누가 됐든지 행불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어 “유전자 검사라는 게 하루 이틀 만에 되는 것이 아니어서 결과를 차분히 기다려볼 것”이라면서 “40년을 기다려왔는데 그걸 못 기다리겠느냐”고 말했다.

5·18단체는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5·18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등 5월 3단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골은 행방불명자와 암매장 등 관련 의혹을 밝힐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면서 “5월 단체가 추천하는 법의학자와 5·18 전문가가 조사에 참여·입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정밀 감식과 유전자 추출·비교 등 모든 절차는 5·18단체와 광주시 등이 참여하는 공동대책기구를 구성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솔로몬 로파크 조성 예정부지에서 유골이 나온 만큼 전체 토목공사 과정에 5월 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가 입회해 추가 유골이 발견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유골이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추가 발굴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 일원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유골 40여기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법무부는 옛 광주교도소에 솔로몬로파크를 조성 중인데 1980년 항쟁 당시 행방불명된 5·18 희생자 다수가 교도소에 암매장됐다는 증언이 나온다. 사진은 전날 작업 과정에서 발견된 유골을 안치한 상자의 모습. 5·18부상자회 제공 영상 캡처 연합뉴스

▲ 법무부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 일원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유골 40여기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법무부는 옛 광주교도소에 솔로몬로파크를 조성 중인데 1980년 항쟁 당시 행방불명된 5·18 희생자 다수가 교도소에 암매장됐다는 증언이 나온다. 사진은 전날 작업 과정에서 발견된 유골을 안치한 상자의 모습. 5·18부상자회 제공 영상 캡처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