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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벨바그 여신‘ 안나 카리나 별세 “佛 영화계는 어머니 잃어 고아 됐다”

‘누벨바그 여신‘ 안나 카리나 별세 “佛 영화계는 어머니 잃어 고아 됐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2-16 00:17
업데이트 2019-12-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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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이하 현지시간) 타계한 프랑스 누벨바그 여신 안나 카리나가 지난 2013년 8월 8일 66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 특별한 손님에게 주어지는 작은 파르도 조각을 살펴보고있다. 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15일(이하 현지시간) 타계한 프랑스 누벨바그 여신 안나 카리나가 지난 2013년 8월 8일 66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 특별한 손님에게 주어지는 작은 파르도 조각을 살펴보고있다.
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프랑스 누벨바그의 아이콘이었던 안나 카리나가 암으로 세상을 달리했다. 향년 79세.

오랫동안 암과 투병해 온 카리나는 프랑스 파리의 한 병원에서 네 번째 남편인 데니스 베리(미국) 감독을 비롯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고 15일 소속사가 밝혔다. 프랑크 리에스테르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트위터에 “오늘 프랑스 영화계는 고아가 됐다. 또 하나의 전설을 잃어버렸다”는 글을 올려 카리나를 추모했다. 그의 별세로 잔 모로, 스테판 오드랑 등 프랑스 누벨바그 3대 여신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

열여덟에 고향 덴마크에서 파리로 넘어와 모델로 활약하던 소녀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마주친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눈에 띄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누벨바그 거장인 고다르가 제작한 ‘미치광이 피에로’, ‘알파빌’, ‘국외자들’ 등 일곱 작품에 얼굴을 내밀면서 그의 뮤즈가 됐다. 1961년 고다르 감독의 ‘여자는 여자다’에 주연으로 출연한 카리나는 스물한 살에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을 거머쥐었다.

카리나는 고다르 감독의 첫 작품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인 ‘네 멋대로 해라’에도 출연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누드 촬영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한 일화를 남겼다.
프랑스 영화계에 아주 유명한 사진 한 장. 장 뤽 고다르가 신혼 생활 때 안나 카리나를 들어 안은 채 신혼 집에 들어서고 있다. AFP 자료사진
프랑스 영화계에 아주 유명한 사진 한 장. 장 뤽 고다르가 신혼 생활 때 안나 카리나를 들어 안은 채 신혼 집에 들어서고 있다.
AFP 자료사진
두 사람은 1961년 결혼했다가 4년 뒤 갈라섰다. 카리나는 지난해 3월 AFP 통신 인터뷰를 통해 고다르를 아주 많이 사랑했지만, 함께 살기는 힘든 유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2016년 패션잡지 보그에는 “정말 대단한 러브스토리였지만 그가 너무 엇나가 어린 소녀는 지쳐갔다. 예를 들어 담배 사러 간다고 집을 나가면 삼주 뒤에나 돌아오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혼 뒤 1970년대 초부터 자크 리베트, 조지 쿠커, 루키노 비스콘티,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토니 리처슨 등 다른 거장들과도 호흡을 맞추며 ‘누벨바그의 여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배우로서 명성을 떨친 카리나는 ‘함께 살자’(Vivre Ensemble), ‘빅토리아’를 연출하기도 했으며, 앨범을 발매하는 가수로 변신하기도 했다. 함께 살자는 역사 교사와 자유분방한 소녀가 낭만적인 사랑을 나누다 가정폭력과 약물 남용이란 비극으로 매좆는 줄거리여서 자신과 고다르의 관계를 투영했다는 평을 들었다.

카리나는 2008년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한국을 찾은 인연도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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