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아픈 지구 살리자는데… 책임 떠넘기는 선진국들

아픈 지구 살리자는데… 책임 떠넘기는 선진국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9-12-15 18:02
업데이트 2019-12-15 19: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유엔 기후회담 합의 불발에 폐막 연기

온난화에 수몰 위기 국가들 외면당해
美·中·러시아 등 기후변화 소극적 대응
84개국 내년까지 진전된 계획만 약속
COP25 합의문 진통
COP25 합의문 진통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가 합의문 초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예정된 폐막일(13일)을 넘긴 15일(현지시간) 의장국 칠레의 카롤리나 슈미트 환경장관이 발언하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중계되고 있다.
마드리드 AFP 연합뉴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처한 나라들과 이를 외면하는 세계 주요 국가들이 충돌하며 유엔 기후 회담이 진통을 겪고 있다. AP통신 등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개막해 13일 폐막할 예정이었던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가 당초 일정을 넘겨 15일 새벽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의장국인 칠레의 카롤리나 슈미트 환경장관은 각국 대표들에게 자신이 작성한 새로운 합의서를 검토하도록 했다며 “이번 회담은 매우 힘들고, 아주 긴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총회에 참가한 84개국은 내년 말까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보다 진전된 계획을 내놓겠다고 약속했고, 이 가운데 73개 국가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최대로 줄이는 ‘탄소 제로’ 국가로 가기 위한 장기 로드맵을 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적 위기에 처한 태평양 연안의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측에서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이 오히려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불만을 제기했다고 BBC는 전했다. 앞서 유엔은 22차 당사국총회(COP22)에서 지구온난화로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손실과 피해에 관한 바르샤바 메커니즘(WIM) 계획을 승인하고 추진해 왔지만, 이번 COP25에서는 세계 주요 국가들이 WIM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판 대상이 된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인도, 중국, 브라질 등이다. 마셜제도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난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그들의 미래를 보장할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말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유엔 기후 전문가 앨덴 마이어도 “1991년 초대 총회 때부터 참여했지만, 과학계 및 전 세계인들의 요구와 당사국 총회 내 논의가 이번처럼 단절된 것을 본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도주의적 기부자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번 회담은 WIM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는 건설적인 자리가 되어야 한다. 서로를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분열적인 대화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번 총회가 난항을 겪는 것에 대해 ‘환경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변화 대응촉구 집회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여전히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면서 “그들이 도망칠 수 없게 해야 한다. 그들을 벽에 밀쳐놓아야 한다(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9-12-16 9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