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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변치 않는 클래식의 가치 증명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변치 않는 클래식의 가치 증명

강경민 기자
입력 2019-12-15 14:26
업데이트 2019-12-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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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기다린 부산·경남 관객, 환호와 갈채 쏟아내부산서 시작해 내년 3월 서울·7월 대구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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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지난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한국 공연 대장정을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장면. 2019.12.15
에스앤코 제공=연합뉴스
전 세계를 매혹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지난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한국 공연 대장정 첫발을 내디뎠다.

7년 만에 한국에 상륙한 오리지널 무대는 명성 그대로 절절한 감동을 선사했고, 1천7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부산·경남 관객은 배우들의 고품격 연기와 노래, 매혹적이고 환영 같은 무대에 환호와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작품은 익히 알려진 대로 19세기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다.

극은 사방이 천으로 둘러쳐진 어둡고 침울한 파리 오페라하우스에서의 경매 장면으로 시작한다. 예전 유령이 소유한 원숭이 모양 뮤직박스에 이어 거대한 샹들리에가 등장한다. 유리구슬 6천개로 장식한 샹들리에는 무대를 벗어나 객석 맨 앞줄 위 천장까지 서서히 오르며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어 장중한 음악이 흐르면서 모든 천이 사라지고, 무대는 유령이 나타난 옛 오페라하우스로 옮겨간다.

은은하게 밝힌 촛불 사이로 유령과 크리스틴이 탄 배가 지나는 안개 낀 호수와 크리스틴과 라울이 사랑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별빛 가득한 오페라하우스 지붕은 낭만적이고, 오페라 배우들이 다양한 가면과 화려한 의상으로 등장하는 가면무도회는 무척 화려하다. 또 ‘한니발’, ‘일 무토’, ‘돈 주앙의 승리’ 등 중간중간 나오는 오페라 장면은 유쾌하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매혹적인 선율은 단연 백미.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밤의 노래’(The Music of the Night), ‘바램은 그것뿐’(All I ask of You) 등 변함없이 감미로운 넘버(노래)들은 관객을 숨죽이게 하고 가슴을 파고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는 ‘오페라의 유령’ 2012년 투어 한국 공연에 온 크리스틴 역 클레어 라이언. 지고지순한 크리스틴에 동화한 자연스러운 연기,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완벽한 고음 처리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게 했다.

한국 무대가 처음인 유령 역 조나단 록스머스는 첫 공연이란 부담 때문인지 처음에는 조금 소극적으로 보였지만 이내 엄청난 성량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쳐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특히 사랑하는 크리스틴을 떠나보내며 “모두 잊어. 당장 가”라며 절규하는 마지막 장면에선 비수가 가슴을 파고드는 듯한 아픔이 전해지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찬란하게 슬픈 이야기의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한 듯 상기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섰다.

김수빈(33, 부산 북구 화명동) 씨는 “이전에 본 영화보다 훨씬 생동감이 있고, 배우들이 노래를 너무 잘해서 눈을 한 번도 깜박일 수가 없었다. ‘라이언킹’ 왔을 때도 이곳에서 봤는데 이런 기회가 또 생겨 너무 좋다”고 했다.

인근 양산에서 엄마와 함께 찾은 최수현(19) 양은 “‘오페라의 유령’을 부산에서 한다는 소식에 올해 1월부터 기다렸고, 예매도 공지가 뜨자마자 했다”며 “드림씨어터 공연장이 되게 멋있고, 배우들의 실력이 너무 대단해서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관사인 클립서비스 설도권 대표는 유령과 크리스틴 배역 캐스팅에 대해 “조나단은 드라마와 연기력이 좋고, 클레어는 늘 잘하는 배우다. 특히 클레어는 한국 무대에 적합한 지고지순하고 사랑스러운 배우여서 지난 2012년에 이어 다시 한번 러브콜했다. 첫 공연이지만 잘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오페라의 유령’을 부산에서 처음 시작하는데 내년에도 부산에서 공연한 적 없는 작품 위주로 이곳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고 했다. 또 “오리지널 투어공연이 라이선스 공연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관객 만족도를 위해 앞으로도 오리지널 공연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오페라의 유령’은 부산에서 내년 2월 9일까지 공연하고, 3월 14일∼6월 26일에는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7∼8월에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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