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8차사건’ 국과수 감정 조작 확인

입력 : ㅣ 수정 : 2019-12-1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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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모 방사성동위원소 분석 결과 달라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기소돼 20년을 복역한 뒤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는 윤모(오른쪽·52)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윤씨의 재심 청구 준비를 돕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 2019.11.4 연합뉴스

▲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기소돼 20년을 복역한 뒤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는 윤모(오른쪽·52)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윤씨의 재심 청구 준비를 돕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 2019.11.4 연합뉴스

검찰이 ‘진범 논란’이 일고 있는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에 대한 직접 조사에 나선 가운데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조작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수개월간의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내용으로,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대 과학수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춘재 8차 사건을 직접 조사하는 수원지검 형사6부(전준철 부장검사)는 재심청구인인 윤모(52) 씨를 당시 범인으로 최초 지목하는 데에 결정적 증거로 사용된 국과수 감정서가 허위로 조작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이 법원에 재심 의견을 제출하기 위해 과거 경찰의 수사기록 등을 받아 검토하는 과정에서 밝혀낸 것이다.

검찰은 “체모에 대한 방사성동위원소 감별법(체모 등에 포함된 중금속 성분을 분석하는 기법) 분석을 실제로 실시한 한국원자력연구원 감정 결과와 국과수의 감정서 내용은 비교 대상 시료 및 수치 등이 전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국과수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여러 차례에 걸쳐서 수많은 체모의 중금속 성분 분석을 의뢰해 감정 결과를 회신한 뒤, 윤 씨의 체모 분석 결과와 비슷한 체모를 범인의 것으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경찰도 이 같은 조작 과정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하고, 이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앞서 윤 씨의 재심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다산은 이춘재 8차 사건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모에 대한 분석 결과가 시기별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춘재 8차 사건 당시 경찰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되자 윤 씨를 포함해 여러 수사 대상자들의 체모를 건네받아 검사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이어 이듬해 7월 윤 씨를 범인으로 특정해 검거하면서 체모의 중금속 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핵심 증거로 내세웠다.

다산 측은 이춘재 8차 사건 이후 윤 씨가 경찰에 연행되기 전·후 시점에서의 범인 체모 분석 결과를 볼 때 감정서 조작이 강하게 의심된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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