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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스톱”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안전 문제없나

“툭하면 스톱”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안전 문제없나

강경민 기자
입력 2019-12-07 15:43
업데이트 2019-12-0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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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여 가동·정지 반복…방사성 요오드 생산, 냉중성자 연구 차질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잦은 설비 고장으로 5년 넘게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장기 미가동에 따른 시설 노후화와 안전성 우려가 제기된다.

7일 원자력연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 20분께 하나로를 재가동하기 위해 사전 테스트하던 중 작동이 자동으로 멈췄다.

실험설비인 냉중성자원 수소계통 압력이 낮아진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냉중성자원 수소계통은 원자로에서 생산된 중성자를 감속하는 데 필요한 액체수소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하나로는 순수 국내 기술로 건설된 열출력 30MW급의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이다.

1995년 첫 임계(원자로에서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핵분열 연쇄반응이 시작되는 현상)에 도달한 뒤 20여년간 의료용·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해 왔다.

통상 4주 운전 후 2주 정지를 원칙으로 연간 200일 운전을 이어왔지만, 2014년 7월 과부하로 수동 정지된 뒤 5년 5개월 동안 가동과 정지를 반복해오고 있다.

하나로는 2014년 7월 10일 오전 1시 38분께 실험장치(중성자 바이오 회전장치)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수동 정지됐다.

이듬해 3월 내진 성능평가에서는 원자로를 둘러싼 외부 건물 벽체가 내진 기준에 못 미쳐 보강공사가 진행됐다. 이 공사가 마무리된 뒤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거쳐 다시 가동하기까지 3년 5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재가동 6일 만인 2017년 12월 11일 0시 31분 원자로는 다시 멈춰 섰다. 방사선 차폐에 쓰이는 수조 고온층 표면의 방사선 준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조 고온층 두께를 측정하는 설비를 개선한 뒤 지난해 5월 운전을 재개했으나, 두 달만인 7월 30일 냉중성자원 수소계통에 또 이상이 발생했다.

원자력연은 문제를 개선해 같은 해 11월 14일 재가동을 돌입했다. 그러나 한 달도 안 돼 12월 10일 또다시 냉중성자원 설비 이상이 생겨 수동 정지됐다.

원안위는 특별점검을 거쳐 지난달 하나로 재가동을 승인했다. 그러나 시험운전 과정에서 또 문제가 발생하면서 가동 시기가 미뤄질 전망이다.

하나로는 당초 13일까지 성능시험을 마친 뒤 20일부터 재가동될 예정이었다.

이 원자로의 수동·자동 정지 발생이 잦아지는 것은 장기간 멈춤으로 인한 장비 노후화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연구용 원자로 안전성을 높이는 쪽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재가동 준비가 오래 걸리고, 그러다 보니 민감도 높은 장비가 노후화되는 등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로 가동 중단에 따라 관련 산업분야 피해도 커지고 있다.

희귀 소아암 치료에 쓰이는 방사성 요오드(I)-131 생산이 중단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나노·바이오 분야에 활용되는 냉중성자 연구도 수년째 중단된 상태다.

원자력연은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원안위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점검 뒤 안전에 문제가 없어야 본격적인 가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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