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폭탄 주고받는 북미… 비건 방한으로 비핵화 불씨 되살리나

입력 : ㅣ 수정 : 2019-12-0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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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 ‘연말시한’ 앞두고 신경전
美국방부 “대북 군사옵션 철회된 적 없다”
‘무력엔 무력 맞대응’ 北 담화 겨냥해 경고
비건 2주뒤 방한 조율중… 공동대응 모색
北과 비공개 접촉·유화 메시지 가능성도
지난 2월 서울 중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이야기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서울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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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서울 중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이야기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서울 AFP 연합뉴스

북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을 앞두고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한미 양국은 이와 별개로 북미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연내 방한을 추진하며 꺼져 가는 협상의 불씨를 살리려는 모습이다.

한미 정부는 비건 내정자가 이르면 다다음 주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비건 내정자는 연내 방한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지만 시간상 방한하지 못할 경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에 가 비건 내정자와 회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한미 북핵 수석대표 간 대면 협의가 필요한 시기라는 공감대는 충분히 있다”고 했다. 양국 정부는 현재 상황이 엄중하지만 협상의 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고 보고 연내 양국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를 통해 대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북미 간 신경전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콘퍼런스에서 “대북 군사 옵션이 철회된 적이 없다”면서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미국의 대응이 달라질 때가 올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3일 ‘대북 군사옵션’ 발언에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이 다음날 ‘무력에는 무력 맞대응’이라고 맞받자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비건 내정자가 연내 한국을 방문할 경우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거나 북한과 비공개 접촉을 하는 방식으로 협상 재개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미국이 대북 안전보장 등 선조치를 취해야 협상에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건 내정자가 방한 계기에 북한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유화적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며 협상장으로 이끌어 내는 것은 북한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기에 비건 내정자가 북한이 원하는 안을 섣불리 제안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한미 정부가 연말 시한까지 협상 재개에 노력하면서도 연말 시한 이후 상황 관리를 염두에 두며 공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말 시한을 넘기더라도 북한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해 북미 관계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북미가 언제든 대화 모멘텀을 살릴 수 있는 여지는 지켜 낸다는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미국의 협상 재개 요구에 호응이 없는 상황에서 한미가 공동 대응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도발의 길을 택한다면 어떻게 확전시키지 않고 관리할 것인가, 비핵화 협상의 끈을 어떻게 이어 나갈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12-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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