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심사 482건 손도 못 대고… 또 법정시한 넘기는 국회

입력 : ㅣ 수정 : 2019-12-0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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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513조 오늘 처리 사실상 무산
박스 풀지도 못한 채 쌓여 있는 예산심사 서류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29일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국회가 파행되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법정 시한인 2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둔 1일 국회 의안과 앞에 쌓여 있는 예산안 관련 서류 상자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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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스 풀지도 못한 채 쌓여 있는 예산심사 서류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29일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국회가 파행되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법정 시한인 2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둔 1일 국회 의안과 앞에 쌓여 있는 예산안 관련 서류 상자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여야의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충돌로 인해 2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513조 5000억원 규모인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기한 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달 30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 기한이 종료된 가운데 1일 여야 교섭단체 3당 예결위 간사로 구성된 ‘3당 간사협의체’가 소집됐으나 더불어민주당이 협의체에서 예산 심사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예산안 심사 활동기한 연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월 2일 법정 시한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예산안 처리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금 대화가 닫혀 있어서 실질적으로 예산안 합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3당 간사협의체는 지난달 28일부터 예산소위의 1차 감액심사에서 보류된 482개 안건과 증액 안건을 심사했으나 감액 심사도 다 마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은 12월 2일로, 예산안 심사가 완료되지 않아 1일 0시를 기해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때문에 현 상황에서 법정 처리 시한 내에 482건(2조 5000억원)의 삭감 심사에 이어 13조 6000억원 증액 심사까지 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예결위 활동 시한 연장 요청 공문을 지난달 29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보냈다.

문 의장이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과 합의하면 예결위의 심사 기한은 연장될 수 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 역시 녹록지 않아 보인다. 심사 기한 연장이 이뤄지지 않고 법정 심사 기한인 2일까지 심사를 완료·의결하지 못하면 예결위 활동은 자동으로 종료되며,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원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민주당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자신들이 정책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분야의 예산 증액이 안 된 상태에서 본회의에 넘어가는 것이 달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여야가 예산안 법정 시한을 지킨 것은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2014년 단 한 번뿐이며 이후 2015년과 2016년은 12월 3일, 2017년 12월 6일, 2018년 12월 8일 등 4차례나 시한을 넘겨서 처리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9-12-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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