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만에 최악 홍수… 물에 잠긴 伊베네치아

입력 : ㅣ 수정 : 2019-11-14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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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187㎝ 치솟아… 비상사태 선포 요청
1200년 된 산마르코대성당도 침수 피해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5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12일(현지시간) 산마르코대성당 입구가 침수돼 있다. 지난해 10월 산마르코대성당이 1200년 역사상 다섯 번째 침수를 겪었을 때 당국은 “성당이 하루 만에 20년치 손상을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베네치아 AP 연합뉴스

▲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5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12일(현지시간) 산마르코대성당 입구가 침수돼 있다. 지난해 10월 산마르코대성당이 1200년 역사상 다섯 번째 침수를 겪었을 때 당국은 “성당이 하루 만에 20년치 손상을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베네치아 AP 연합뉴스

세계적 관광지인 ‘운하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53년 만에 최고 수위의 조수를 기록하며 산마르코대성당을 비롯한 도시 전역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조수감시센터는 12일(현지시간) 오후 10시 50분 기준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187㎝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는 조수 수위가 194㎝에 육박했던 1966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튿날 새벽 트위터에 “우리는 현재 극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물이 조금씩 빠지고 있지만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앙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네치아 당국은 정부에 비상재난사태 선포를 요청했다.

조수 상승으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ANSA통신은 현지 주민인 78세 남성이 집에 들어온 바닷물 탓에 전기 합선이 일어나 감전사했다고 전했다. 9세기에 세워진 이래 1200여년간 단 5번의 침수만 겪었던 산마르코대성당도 이날 1m 이상 물이 들어차며 6번째 침수를 기록했다. 현지 운송업체 ACTV는 트위터를 통해 홍수 때문에 모든 교통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도시 전체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브루냐로 시장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치아는 비가 많이 내리는 늦가을과 초겨울에 조수가 높아지는 이른바 ‘아쿠아 알타’(조수 상승) 현상 때문에 정기적으로 침수된다.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이 일상적이기 때문에 도시는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 이탈리아에 폭우가 쏟아지며 나폴리나 마테라 등 남부 지역도 몸살을 앓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9-11-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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