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재수사, 모두 수긍하도록 한 점 의혹 없어야

입력 : ㅣ 수정 : 2019-11-12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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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산하에 꾸려진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 어제 공식 출범했다.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참사가 빚어진 지 5년 7개월이 지난 시점인데도 제대로 진실이 규명되지 못해 검찰이 세 번째로 다시 나서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지가 강력하다고 하니 세월호 참사 의혹을 이번에야말로 명명백백하게 가리길 기대한다.

특별수사단은 재수사를 통해 세월호의 모든 것을 백서 수준으로 총정리하겠다고 한다. 참사 원인부터 수습 상황, 기존의 사건 수사 및 조사 과정 등을 면밀히 재검증하겠다는 뜻이다. 세월호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으나 이번 재수사는 불가피하다. 그동안 검찰, 감사원, 국회가 여러 형태의 진상 조사를 했지만, 정치적 잡음이나 혼선 없이 오롯이 진실 규명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진행된 적은 없었다. 1기 특조위 활동에만 150억여원의 예산을 들였고, 2기 특조위도 2년 가까이 진상 규명 작업을 이어 왔으나 강제 수사권이 없어 한계가 컸다. 또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결정적인 조사에는 발목이 잡혀 전진하지 못했다.

검찰 특수단은 이미 두 차례 진행된 검찰 수사와는 다른 강도와 깊이로 진실 규명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해경이 맥박이 있는 학생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 4시간 41분을 소모했던 데다 긴급 상황에 이용해야 했던 헬기를 해경청장이 타고 떠나 버렸다는 의혹을 최근 특조위가 새롭게 제기한 상황이다. 이런 기본적 의문들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시간이 아무리 흐른들 세월호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는 어렵다.

걱정스러운 것은 재수사에 대한 특수단의 진정성이다. 조국 수사로 정권에 잃은 신뢰를 만회하려는 제스처가 아닌지,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조준한 정치적 카드는 아닌지 이런저런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의심을 털어내려면 세월호 수사 방해 의혹을 받는 법무부와 검찰 내부 인사들까지 성역 없이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번이 세월호 참사의 마지막 수사가 될 수 있도록 검찰은 명예를 걸어야 한다.

2019-11-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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