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1987년 이한열 열사 떠올리며… 홍콩 희생자 향한 ‘노란 추모’

1987년 이한열 열사 떠올리며… 홍콩 희생자 향한 ‘노란 추모’

이하영 기자
입력 2019-11-10 22:46
업데이트 2019-11-11 02:0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홍대역 앞 노란 헬멧·검은 옷 착용 애도

주말마다 연대 메시지 ‘레넌벽 운동’ 등
대학가·시민사회 중심 연대 활발해져
현지서도 방한 “민주주의 연대” 호소
“홍콩경찰 지지” 중국 유학생 반대 시위
이미지 확대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회원들과 국내 거주 홍콩인 등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홍콩 민주주의 지지 집회’를 열고 홍콩 시위 사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홍콩 시위 현장 부근에서 경찰이 쏘는 최루탄을 피하려다 건물에서 추락해 사경을 헤매던 22세 대학생 차우츠록은 사고 발생 나흘 만인 8일 숨졌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회원들과 국내 거주 홍콩인 등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홍콩 민주주의 지지 집회’를 열고 홍콩 시위 사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홍콩 시위 현장 부근에서 경찰이 쏘는 최루탄을 피하려다 건물에서 추락해 사경을 헤매던 22세 대학생 차우츠록은 사고 발생 나흘 만인 8일 숨졌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경찰의 강제진압 탓에 숨진 첫 희생자가 나오면서 홍콩 시위가 더욱 격화한 가운데 국내의 연대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홍콩과 한국 시민들은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모습을 떠올리며 숨진 대학생을 추모했다.

홍콩민주화시위연대행동은 10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서 시위를 열고 홍콩 시위 첫 공식 사망자인 대학생 차우츠록(22)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했다. 참가자들은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노란 헬멧과 검은 옷을 착용하고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라”고 외쳤다. 차우츠록은 지난 4일 홍콩 시위 현장 부근에서 경찰이 쏘는 최루탄을 피하려다가 건물에서 추락해 나흘 만에 숨졌다.

차우츠록 사망 이튿날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참여연대 등 12개 국내 단체도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우리의 연결로 홍콩에 민주주의를’이라는 집회를 열었다. 특히 이날 현장에는 홍콩 시위를 처음 시작한 민간인권전선의 얀호라이 부의장이 함께했다. 라이 부의장은 “최루탄을 피하다 사망한 학생 소식을 들었을 때 홍콩 시민은 1987년 한국에서 시위 중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그 학생(이한열 열사)을 떠올렸다”면서 “홍콩의 항쟁은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그리고 그 고통을 겪어 본 모든 사람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활동가는 “우리도 과거 정권 때 경찰이 (집회 참가자를) 구속해 시위를 위축시켰고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는 일도 있었다”면서 “우리가 슬픔과 분노로 계속 거리에 나서 결국 집회 자유와 민주주의 권리를 쟁취했듯 홍콩도 민주주의를 맞을 수 있도록 연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승건(50)씨는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목소리를 못 내는 상황에서 일반 시민이라도 나서 고립된 홍콩 시민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콩 연대 집회는 국내 대학가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주말마다 홍대입구와 용산역에서는 연대 시위와 함께 지하철역에 연대 메시지를 붙이는 ‘레넌벽 운동’이 진행된다. 이 운동은 공산국가 시절의 체코 시민들이 평화와 자유를 염원하며 만들었던 ‘존레넌벽’을 본뜬 것이다. 11일에는 ‘홍콩 민주화 시위에 연대하기 위한 서울대인 침묵 행진’이 열린다.

한편 지난 9일 홍대입구역에서는 한국 거주 중국인 유학생들이 모여 “홍콩 경찰을 지지하고, 폭도의 폭행을 거부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홍콩 시위가 폭력적 위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9-11-11 12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