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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너절하다” 비판한 금강산시설 곳곳 녹·곰팡이

北김정은 “너절하다” 비판한 금강산시설 곳곳 녹·곰팡이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9-10-29 15:51
업데이트 2019-10-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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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억원 투자 뒤 10년간 관리 않고 방치

통일부가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사진은 외금강 호텔. 북한 소유, 현대아산 운영으로 2006년 8월 리모델링 개관했으며 지하 1층~지상 12층으로 구성, 객실 173실, 연회장, 식·음료 시설, 부대시설 등을 갖췄다. 2019.10.29 통일부 제공
통일부가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사진은 외금강 호텔. 북한 소유, 현대아산 운영으로 2006년 8월 리모델링 개관했으며 지하 1층~지상 12층으로 구성, 객실 173실, 연회장, 식·음료 시설, 부대시설 등을 갖췄다. 2019.10.29 통일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너절하다”고 비판한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시설 일부가 29일 사진으로 공개됐다.

지난 23일 북한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현지지도를 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는 이날 현대아산으로부터 받은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을 언론에 제공했다. 사진을 통해 해금강호텔,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온정각, 이산가족면회소, 문화회관 등 민간기업과 한국관광공사, 정부가 소유한 건물들이 지난 10여년간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모습이 드러났다.

각각 1998년과 2005년 개관한 숙소인 ‘금강빌리지’와 ‘구룡빌리지’는 김정은 위원장의 표현대로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시설의 사업자인 현대아산은 관광지구 조성 당시 금강산 현지에 기존 시설이 없고 물류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에서 개관을 서두르기 위해 컨테이너를 숙소로 개조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이 심하게 녹슨 모습이었다.
통일부가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사진은 구룡빌리지. 현대아산 소유·운영으로 2005년 4월 개관했으며 단층 197실(컨테이너 192동)로 이루어져 있다. 2019.10.29 통일부 제공
통일부가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사진은 구룡빌리지. 현대아산 소유·운영으로 2005년 4월 개관했으며 단층 197실(컨테이너 192동)로 이루어져 있다. 2019.10.29 통일부 제공
620석의 공연장인 문화회관은 1999년 2월 개관했는데 바닥 표면이 벗겨진 모습도 보인다. 2008년 7월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로 완공된 이산가족면회소는 지난해 8월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 준비를 위해 방북한 시설점검단도 전반적인 개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상설면회소 개소를 위해 개보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의 시설은 습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 벽면에 곰팡이가 가득했다.

바다 위에 떠 있어 강한 바람과 염분에 노출된 해금강호텔은 곳곳에 녹슨 모습이 북한 관영매체 사진에서도 확인됐다. 판매시설과 식당, 카페, 사진관 등 부대시설로 구성된 온정각도 건물 천장 등에 곰팡이와 흠집이 보였다.

앞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지난 23일 “금강산에 있는 우리 시설들은 이미 10년 정도 경과하는 과정에서 유지·관리를 하지 않아서 많이 낡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들 시설의 개보수 필요성을 인정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지구 투자액은 현대아산이 1억 9660만달러, 한국관광공사와 에머슨퍼시픽 등 기타 기업이 1억 2256만달러다. 총 3억 1916만달러로 이날 환율로 투자액은 3717억원 수준이다.
통일부가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사진은 문화회관 내부 모습. 한국관광공사 소유, 현대아산 운영으로 1999년 2월 개관했으며 620석의 공연장이 있다. 2019.10.29 통일부 제공
통일부가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사진은 문화회관 내부 모습. 한국관광공사 소유, 현대아산 운영으로 1999년 2월 개관했으며 620석의 공연장이 있다. 2019.10.29 통일부 제공
정부가 이산가족면회소(550억원), 관광도로(26억6천만원), 소방서(22억원)에 투자한 598억 6000만원을 포함하면 전체 투자액은 4300억원이 넘는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지역을 50년간 임차하는 대가로 2005년 2월까지 북한에 9억 42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으나 4억 5500만달러를 아직 지급하지 못했다.

금강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1998년 1만 554명으로 시작해 2007년 34만 5006명까지 늘었다.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중단될 때까지 누적 193만 4662명이 다녀갔다.

한편 이날 통일부는 금강산관광 재개 방안으로 거론되는 개별관광은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가능하며 남북 실무회담이 성사되면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별관광은 일단 신변안전 보장 문제에 대해 북과 협의가 이뤄지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남북 실무회담이 성사될 경우 신변안전 보장 문제를 논의하겠느냐’는 질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한 부분에 들어간다”고 답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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