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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던 캐리 람 경질되나… 中, 내년 3월 후임 임명 무게

버티던 캐리 람 경질되나… 中, 내년 3월 후임 임명 무게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10-23 17:42
업데이트 2019-10-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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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중시위 장기화에 교체 검토

3월 中 양회 대규모 인사 단행 맞춰
시위 촉발한 살인범 찬퉁카이 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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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죗값 치르겠다”
“대만에서 죗값 치르겠다” 홍콩의 대규모 반중시위에 불을 붙인 찬퉁카이(왼쪽)가 23일 홍콩 픽욱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대만 여행 중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했다. 홍콩은 영외에서 발생한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그의 살인죄를 처벌하지 않았다.
홍콩 A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을 경질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 지난 6월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처리를 반대하고자 시작된 시위가 갈수록 격해지자 그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시위를 촉발한 살인 용의자가 교도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풀려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다섯 달째 홍콩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람 장관이 해임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행정장관 교체를 확정한 뒤 내년 3월쯤 후임자를 임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관 교체 시기를 내년 3월로 잡은 것은 지금 람 장관을 경질하면 시 주석이 홍콩 시위대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준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3월에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린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대규모 인사(人事) 이동을 단행하는 시기여서 람 장관의 퇴진을 ‘튀지 않게’ 처리할 수 있다.

람 장관은 송환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위기를 자초했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홍콩 내 반중 여론도 커져 다음달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 후보들이 참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람 장관이 중국 당국에 단단히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 정설이다.

람 장관은 2017년 7월 1일 취임했다. 임기는 2022년 6월 30일까지다. 후임자는 람 장관의 남은 임기(약 2년 4개월)를 소화한다. 노먼 찬 전 홍콩금융관리국 총재와 헨리 탕 전 정무사장(총리) 등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한편 명보는 23일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찬퉁카이가 이날 홍콩 픽욱 교도소에서 출소했다”고 전했다. 찬퉁카이는 교도소 앞에서 취재진에게 “대만으로 가서 죗값을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촉발한 장본인이지만 여자친구 살해 혐의 대신 돈세탁 등으로만 징역 29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마저도 모범수로 형을 감면받아 18개월만 복역했다.

홍콩 정부는 그동안 대만에 찬퉁카이의 신병을 인수할 것을 요구했다. 대만 당국은 ‘정치적 음모’라며 이를 거부하다가 전날 오후 갑작스레 입장을 바꿔 “경찰을 홍콩으로 보내 그를 데려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홍콩 정부가 “우리 사법권을 존중하지 않는 처사여서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홍콩 국회 격인 입법회는 이날 송환법을 공식 철회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람 장관은 지난달 초 “입법회 회의가 열리면 송환법 폐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9-10-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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