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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敵’ 시리아정부와 손잡은 쿠르드… 터키에 반격 나선다

‘어제의 敵’ 시리아정부와 손잡은 쿠르드… 터키에 반격 나선다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9-10-14 18:20
업데이트 2019-10-1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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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 북부 배치… 쿠르드 “러와 협력”

트럼프 미군 1000명 철수 명령 현실화
국경 남쪽 난민촌 전투로 IS 포로 탈출
쿠르드전사 440명 사망·13만명 피난길
터키에 점령당한 쿠르드 요충지
터키에 점령당한 쿠르드 요충지 터키 세일란피나르와 국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시리아의 요충지 라스알아인에서 13일(현지시간) 터키군의 폭격을 맞은 건물이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날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군과 손을 잡았다.
세일란피나르 AP 연합뉴스
미군 철수로 ‘토사구팽’ 위기에 처한 시리아 쿠르드족이 터키 공격에 맞서기 위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독재정권과 손을 잡았다.

13일(현지시간) CNN, BBC 등에 따르면 쿠르드 당국은 시리아 정부가 북부 국경지역에 정부군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군은 이미 이동을 시작했으며, 터키군의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던 쿠르드 민병대와 함께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쿠르드족은 ‘적’이었던 시리아 정부와의 ‘동맹’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시리아 북부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을 철수시켜, 이 지역을 공격하려는 터키군에 길을 열어 줬기 때문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 총사령관인 마즐룸 코바니 장군은 지난 10일 미국 고위 외교관인 윌리엄 로벅을 만나 “당신들은 우리를 보호하려 하지 않으면서도 또 다른 세력이 우리를 보호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면서 “당신들은 우리를 팔아버렸다. 이는 부도덕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터키의 공격을 제지하지 않으면 시리아 정부 및 러시아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미국이 시리아 북부에 남아 있던 모든 영향력을 알아사드 대통령과 그의 최대 후원자인 러시아에 양도했으며 이로 인해 터키와 시리아 양국이 충돌하고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망령이 부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군의 대규모 철군도 현실화됐다. 앞서 미국은 철수 규모가 1000여명 중 50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논란을 진화하는 데 나섰지만 이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서로 대립하는 두 군데 사이에 끼어든 미군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대부분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겠다고 시사했다. 외신들은 1000여명 전부 철수할 것이며 이미 이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역 중령이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인 공화당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은 대통령의 철군 조치에 관해 “쿠르드족은 미군의 철수를 트럼프 대통령 트윗을 보고서야 알았다”며 “우리는 그들을 늑대들에게 맡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이 전 세계 우리 동맹들에 보내는 메시지는 정말로 나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경 남쪽 약 35㎞ 지점에 있는 난민촌 인근에서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고 이를 틈타 IS 포로들이 탈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IS 지지자 785명이 경비병을 공격하고 탈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동안 터키 동맹군은 시리아 북부에서 약 200㎞ 진격하며 쿠르드족 전사들과 충돌했다. 북부 도시와 마을에선 적어도 13만명이 피난을 떠났다. 터키 측은 지난 9일 작전 시작 뒤 쿠르드 전사 44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며 SDF는 5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9-10-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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