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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경시, 성장 집중하면 훗날 더 많은 비용 부담해야”

“환경 경시, 성장 집중하면 훗날 더 많은 비용 부담해야”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9-10-06 22:28
업데이트 2019-10-07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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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김효은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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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은(오른쪽)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차장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GGGI 제공
김효은(오른쪽)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차장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GGGI 제공
韓, 녹색성장 잘하는 그룹에 속하지 않아
경제성장 위해 전통적 인프라 많이 투자
미세먼지 개선, 국민 모두 책임 짊어져야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는 오는 23일 최초로 녹색성장지수를 발표한다. 110개국을 대상으로 자원 이용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자연 자본의 보존과 성장, 녹색 일자리 창출 등 녹색성장 기회 확대, 취약계층 보호 등의 분야에서 점수를 매겨 다섯 등급으로 분류한다.

김효은 GGGI 사무차장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GGGI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최고 등급에 속하는 국가는 없고 두 번째 등급에 유럽 국가들이 포함됐다”며 “한국은 녹색성장을 잘하는 그룹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한국은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전통적 의미의 인프라에 많이 투자했고, 기본 산업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구조로 형성됐다”며 “하루아침에 친환경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어려운 내재적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경제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거듭하며 어려움을 극복한 만큼 녹색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에 혁신적 방법으로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경제성장 모델이 유효하지 않다는 건 국제사회가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녹색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환경을 경시하고 성장에 집중하면 훗날 훨씬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도 미세먼지 때문에 병원 가서 돈을 쓰고, 마스크를 사고, 외부활동도 취소하는 등 벌써부터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 “사회적 합의를 위해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미세먼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들여야 하며 국민 모두가 나누어 짊어져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아울러 석탄발전소 중단 또는 폐기로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을 포용하고 녹색성장에 따른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을 전 국민의 비용 분담 방안과 함께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과학적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며 “객관적 증거들을 축적해야 미세먼지의 원인을 논증하고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GGGI는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고자 한국 정부가 2010년 설립했으며, 2012년 국제기구로 전환됐다. 김 사무차장은 “한국은 GGGI 설립, 녹색기후기금(GCF) 송도 유치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개도국을 지원하면서 우리도 녹색성장에 투자하고 기술을 혁신하는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10-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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