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글라루스 알프스의 이색 장례식, 피졸 빙하의 죽음 기리다

입력 : ㅣ 수정 : 2019-09-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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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스 로이터 연합뉴스

▲ 멜스 로이터 연합뉴스

22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북동부 글라루스 알프스에서 색다른 장례식이 거행됐다. 다름 아닌 피졸 빙하의 죽음을 기리는 예식이었다.

지역 주민과 하이킹 족들, 환경단체 회원 등이 2006년 이후 기후 온난화 탓에 원래 크기의 20%로 줄어든 빙하의 최후를 안타까워했다. 전날 미국 뉴욕에서는 유엔 쳥년 기후 정상회의가 열려 젊은 활동가들과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을 논의했고 지난 20일에는 스웨덴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뜻을 좇아 전세계 수백 만명이 금요일 등교 거부 파업에 동참한 시점에 이들은 빙하의 사라짐을 알리고자 리히텐슈타인과 오스트리아 국경이 멀지 않은 이곳, 해발 고도 2700m 지점을 찾은 것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스위스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2050년에 제로(0)으로 만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스위스 기후보호 연맹(SACP)이 마련한 이날 장례식에는 검은 옷차림으로 참석한 이들과 얼굴에 검은 베일을 쓴 여성들이 눈에 띄었고, 목사와 과학자들의 진중한 추모사가 낭독됐다. 빙하의 사라짐을 위로하는 헌화도 이뤄졌다.
2006년 여름(위부터)과  2017년 8월 14일, 지난 4일의 피졸 빙하 사진을 비교하면 아주 빠른 시간에 빙하가 급격히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스위스 취리히의 ETH 공과대학의 기상학자 마티아스 후스 교수가 촬영한 사진들이다. AFP 연합뉴스

▲ 2006년 여름(위부터)과 2017년 8월 14일, 지난 4일의 피졸 빙하 사진을 비교하면 아주 빠른 시간에 빙하가 급격히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스위스 취리히의 ETH 공과대학의 기상학자 마티아스 후스 교수가 촬영한 사진들이다.
AFP 연합뉴스

예전에는 저 산자락 바로 아래부터 이곳까지 빙하로 꽁꽁 뒤덮여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물웅덩이로 보일 따름이다. 멜스 로이터 연합뉴스

▲ 예전에는 저 산자락 바로 아래부터 이곳까지 빙하로 꽁꽁 뒤덮여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물웅덩이로 보일 따름이다.
멜스 로이터 연합뉴스

지금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간의 행동은 이어지고 있지만 스위스 연구자들은 2050년이면 스위스 빙하의 절반 정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졸 빙하는 벌써 그 지경을 넘어섰다. 스위스 기후 변화 활동가인 알레산드라 데지아코미는 AFP통신 인터뷰를 통해 “과학적 견지에서 더 이상 빙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그저 약간의 ‘얼어붙은 한 덩이’가 어울린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에 특별한 대책이 통하지 않으면 2100년에는 고산지대 빙하의 90%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비슷한 의식이 아이슬란드의 옥조쿨 빙하에서 거행됐는데 700년 된 이 빙하는 2014년 사망 선고를 받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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