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소시오패스”…막말 국회 만든 ‘허수아비’ 윤리특위

입력 : ㅣ 수정 : 2019-09-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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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혐오표현 잇따라…윤리특위 ‘징계 0건’으로 활동종료
“정신병자” “벙어리”…여의도 막말 논란
20대 국회 윤리특위 6월 종료…‘유명무실’ 지적
의원 징계안 30여건, 심사도 징계도 無
삭발하는 박인숙 의원 바라보는 황교안 대표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삭발을 하는 박인숙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2019.9.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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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발하는 박인숙 의원 바라보는 황교안 대표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삭발을 하는 박인숙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2019.9.11/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놓고 여야 대치가 격화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막말을 쏟아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장애인 혐오성 표현을 사용해 조 장관을 비판하면서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한 탓에 혐오표현 논란이 해마다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대전’ 속 장애인 비하 논란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8일 “조국은 목표를 위해 정당성이나 합법성을 생각하지 않는 전형적인 소시오패스,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라고 말했다. KBS 뉴스프로그램 ‘사사건건’에 패널로 출연해서다. 함께 나온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항의했지만 “사과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같은 날 신상진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빨리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신감정을 받으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자 1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관심 있는 의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꼭 권하고 싶었던 내용”이라고 밝히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앞서 박인숙 한국당 의원은 조국 장관에 대해 “정신병이 있다”, “인지능력 장애가 있고 과대망상증도 심하다. 이렇게 정신 상태에 이상 있는데 장관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 등 혐오성 발언을 쏟아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박 의원은 “조 장관의 잘못을 강조하려다 부적절한 표현을 하게 됐다”면서 사과했다.

이에 대해 정신장애인 대안언론 마인드포스트의 박종언 편집국장은 칼럼을 통해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면서 “이들의 발언에는 정신장애인이 무가치한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신장애인을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희화화 하지 말라”고 밝혔다.

여의도 ‘막말’ 백태

정치권에서 조롱 목적으로 장애나 질환과 관련된 혐오표현을 사용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장애인단체, 장애인 비하발언 국회의원 규탄 기자회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인권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국회의원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8.16. 연합뉴스

▲ 장애인단체, 장애인 비하발언 국회의원 규탄 기자회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인권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국회의원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8.16.
연합뉴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 대책을 비판하면서 ‘벙어리’라는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황 대표는 8월 7일 한국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언론은 벙어리를 장애인 비하라고 시비 건다.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쳐다보는 외눈박이 세상이 됐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또다시 논란을 빚었다.

사전적 의미로 벙어리는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외눈박이는 ‘한쪽 눈이 먼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을 뜻한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이 잇따르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 인권단체는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장애인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이야기하는 기만적인 행위를 더는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는 장애를 이유로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위-중진의원 연석회의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별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가 19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해찬 대표 주재로 열리고 있다. 2019.9.19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위-중진의원 연석회의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별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가 19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해찬 대표 주재로 열리고 있다. 2019.9.19
연합뉴스

●국회 윤리특위 종료…3년간 징계 ‘0건’

시민사회의 비판에도 매년 국회의원의 막말 논란이 반복된 탓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리특위는 지난 6월 말 활동이 종료됐다. 여야 합의로 윤리특위가 비상설위원회로 전환되면서 특위 운영기한이 연장되지 않아 중단된 것이다.

지난 3년간 윤리특위의 징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활동 종료 당시 의원 징계안 38건이 올라와 있는 상태였지만 심사도 징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끝났다.

38건의 징계안에는 ‘5.18 망언’을 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달창’이라고 비하한 나경원 원내대표, 외교기밀을 유출한 강효상 의원,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서영교 의원 등에 대한 징계안이 포함됐다.

윤리특위의 활동이 끝나면서 이 징계안들은 소관 상임위 없이 방치된 상태다.

상설 운영됐던 19대 국회의 윤리특위도 유명무실하긴 마찬가지였다. 의원 징계안 39건 중 철회된 6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여야는 윤리특위 재구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 파행이 이어져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윤리특위 상설화 등 국회의원 윤리 의무를 강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온라인 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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