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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김현종과 불화설 부인하지 않겠다”… 이례적 공개 시인

강경화 “김현종과 불화설 부인하지 않겠다”… 이례적 공개 시인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9-16 18:00
업데이트 2019-09-1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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康, 외통위 회의서 소문 속 사실 일부 인정

4월 文대통령 중앙아시아 순방 때 언쟁
金, 외교부 직원에 문건 작성 문제로 호통
康 “소리치지 말라” 항의 후 영어로 싸워
金, 장관설까지 나돌면서 불화설은 증폭
7월 비건 방한 때 靑 아닌 외교부서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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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 장관이 외통위에서 “김 차장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외교가에서는 소문으로 돌던 둘 간의 불화설이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 장관이 외통위에서 “김 차장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외교가에서는 소문으로 돌던 둘 간의 불화설이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언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 소문으로 돌던 강 장관과 김 차장의 불화설에 대해 강 장관이 일부 인정하는 발언을 한 셈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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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김현종(오른쪽) 국가안보실 2차장. 강 장관이 외통위에서 “김 차장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외교가에서는 소문으로 돌던 둘 간의 불화설이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김현종(오른쪽) 국가안보실 2차장. 강 장관이 외통위에서 “김 차장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외교가에서는 소문으로 돌던 둘 간의 불화설이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김 차장과 4월에 대통령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 의원이 “김 차장이 외교부 직원을 불러다 혼냈고, 두 분은 싸우다가 나중에 영어로 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묻자 강 장관은 부인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현직 장관이 정부 내 불화설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외교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강 장관과 김 차장이 문 대통령의 중앙아 3개국 순방 당시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을 두고 충돌했다. 김 차장은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에 대해 맞춤법 등을 문제 삼으며 외교부 직원을 불러 큰 소리로 질책했고, 이에 옆에 있던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항의하면서 두 사람은 언쟁을 벌였다. 말싸움이 본격화하자 두 사람 중 한 명이 “영어로 하자”고 했고, 이에 영어가 능통한 두 사람은 영어로 격한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강 장관과 김 차장의 불화설은 김 차장이 지난 2월 청와대에 입성하면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불화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지는 소문이 엇갈린다. 김 차장이 강 장관을 ‘패싱’하고 외교부 직원을 청와대로 호출해 직접 보고를 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강 장관이 발끈했다는 얘기가 있는 반면 외교부에서 국가안보실로 올라오는 보고서에 오타와 비문(非文)이 난무하고 언론에 이미 나온 정보 아닌 정보가 담겨 있어 김 차장이 외교부 공무원들의 무성의에 대해 반감을 품게 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외교 소식통은 “강 장관 부임 이후 재외 공관장의 갑질과 성비위가 끊이지 않은 데다 청와대나 국회로 가는 외교부 보고서가 너무 무성의하게 작성돼 있어 강 장관이 외교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청와대와 여당 내에 팽배하다”며 “일 욕심이 많은 김 차장이 참지 못하고 외교관들을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기에 김 차장의 차기 외교부 장관설까지 나돌면서 불화설은 증폭됐다. 김 차장이 지난 7월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지난달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청와대가 아닌 외교부 청사에서 만난 것을 놓고 차기 장관 부임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정 의원은 “김 차장은 정무적 외교전문가가 아니고 변호사 출신의 통상전문가인데 한마디로 표현하면 리스키(위험스러운)한 인물이고 노멀(정상적)하지 않다”며 “외교부 직원 사이에서 강 장관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후임 장관으로 김 차장이 올까 봐 그런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에 강 장관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웃었다.

정 의원이 “(김 차장은) 국가 이익을 수호해야 할 고위공직자로서 자격 있는 인물인지 매우 의문시된다”고 비판하자 강 장관은 “동료 고위공직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기 그렇다”고 답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09-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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