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조국 정국’ 주도권 잡기 삭발… 당내 일각 자충수 우려

입력 : ㅣ 수정 : 2019-09-1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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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曺 셀프 회견·맹탕 청문회’ 잇단 실책에 오락가락 리더십 등 비판 여론 만회 의도
‘曺 사퇴 촉구’ 황교안 대표 삭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인근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제1야당 대표의 삭발은 처음이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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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曺 사퇴 촉구’ 황교안 대표 삭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인근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제1야당 대표의 삭발은 처음이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제1야당 대표, 대정부 투쟁 삭발은 처음
“지지층 결집·원외 정치인 한계 영향” 관측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했다. 제1야당 대표가 대정부 투쟁을 위해 삭발한 건 처음이다.
 황 대표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식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며 “조 장관에게도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그 자리에서 내려와 검찰 수사를 받으라”고 했다.
 황 대표는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안경을 벗은 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동행한 한국당 의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그 모습을 지켜봤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황 대표의 삭발 직후 브리핑에서 “강기정 정무수석이 분수대 앞에서 황 대표를 만나 문 대통령의 염려와 걱정에 대한 말씀을 전달드렸다”고 했다.
 강 수석이 삭발식 직전 황 대표에게 “재고를 요청드린다”는 문 대통령 뜻을 전했지만, 황 대표는 “조국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고만 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강 수석은 “대통령께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회의가 끝난 직후 강 수석을 불러 황 대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 장관 임명에 대한 항의로 삭발을 한 것은 황 대표가 세 번째다. 앞서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지난 10일 삭발했고, 11일 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동참했다. 한국당 이학재 의원은 15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투쟁 중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한 후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9.16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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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한 후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9.16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 후 발언을 하고 있다. 2019.9.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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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 후 발언을 하고 있다. 2019.9.16
연합뉴스

황 대표의 삭발 결정은 ‘조국 정국’에서 ‘오락가락 리더십’으로 비판이 쏟아진 것을 만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은 인사청문회 실시 약속을 깨는 바람에 조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해명할 기회만 줬고, 증인도 부르지 못한 ‘맹탕 청문회’를 열어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 명분만 제공했다는 지적이 지지층에서 나왔다.

 황 대표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삭발이라는 강렬한 투쟁 수단을 동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원외 정치인의 한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삭발 결정에 대해 “우리 투쟁의 비장함을 표시하기 위해 당대표가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번처럼 제1야당 대표의 결기를 계속 보여 달라”고 했다.
 반면 당 일각에서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황 대표 혼자 삭발하고 끝내는 식이면 아무런 정치적 의미가 없다”며 “적어도 의원직 사퇴와 같은 당 차원의 행동이 뒤따라야 제대로 된 대여투쟁을 벌일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삭발 투쟁은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정쟁 수단이자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권놀음”이라고 말했다.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은 “제1야당 대표의 삭발 충정은 이해하지만 21세기 국민은 구태 정치보다는 새로운 정치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머리카락 말고 다른 걸 포기하기 어렵다면 군 입대 선언이라도 하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9-09-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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