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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깔린 비핵화 협상… 한미·북미 움직인다

판 깔린 비핵화 협상… 한미·북미 움직인다

임일영 기자
임일영,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9-15 17:54
업데이트 2019-09-1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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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비아 모델 이례적 공개 반대
北비핵화 유연한 이행 조건 제시 시사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文대통령, 22~26일 뉴욕 유엔총회 참석
9번째 한미정상회담 ‘대화 모멘텀’ 주목
문재인 캐리커처
문재인 캐리커처
북한이 이달 말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에 대한 공개 반대와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북미 대화 기류가 급진전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중대 국면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기자들에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배경을 설명하면서 “볼턴이 리비아 모델에 대해 언급했을 때 우리는 매우 심하게 차질이 생겼다. 그는 잘못했다”고 한 것은 미국 내 강경파가 주장하는 일괄타결식 해법 대신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일정 부분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어느 시점에서 그렇다. 뭔가 일어날 것”이라고 답해 연내 비핵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내’라는 시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에게 유의미하다. 지난 4월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했다. 재선 레이스에서 외교 치적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도 해를 넘기면 북한 문제를 붙들고 있을 수가 없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잡힌 일정”이라며 “의제는 조율 중이지만 (한미 동맹 현안보다는) 북미 대화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9번째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비핵화 대화의 중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13일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거대한 톱니바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관측을 해 본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리비아식 모델은 안 된다’는 것은 비핵화 협상을 동시적·단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둔 것이며 북한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라며 “북한이 좀더 적극적인 태도로 신속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볼턴 경질과 리비아 모델 비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연한 비핵화 조건을 갖고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09-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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