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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복합 위기’ 만난 삼성 이재용, 현장경영 ‘광폭 행보’

‘초유의 복합 위기’ 만난 삼성 이재용, 현장경영 ‘광폭 행보’

입력 2019-09-15 16:37
업데이트 2019-09-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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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후 첫 해외출장지로 非전자 계열사 선택…‘총수 보폭’ 확대

잇단 ‘격려 메시지’로 존재감 확인…위기 돌파·미래 준비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15일 삼성물산 해외 건설현장 방문은 최근 이어가고 있는 ‘현장 경영’의 연장선상이지만 여러 측면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결 후 첫번째 해외 출장지로 비(非)전자 계열사를 선택한 것이나 추석 연휴 마지막날 공개 일정을 소화한 것은 그 자체로 전략적인 판단을 염두에 둔 행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파기 환송심을 앞둔 ‘불안한’ 상황이지만 최악의 불확실성 속에서 ‘삼성 총수’로서 직접 현장을 챙기며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의도라는 게 재계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 부회장의 이날 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이 속해 있는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물산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았다는 사실이다.

최근 재판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선단식 그룹 경영’을 지양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지만 엄연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식 지정한 ‘삼성 총수’의 지위가 있는 만큼 계열사 전반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앞서 그는 지난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을 찾아 경영진과 사업 현안을 논의했으며, 지난달에는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과 회동한 바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지분 17.08%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책 사업 가운데 하나인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의미심장한 행보라는 해석을 내놨다.

최근 일부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국내 건설 산업이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특히 해외건설 시장이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날 방문에서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면서 중동 건설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일정은 최악의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준비된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미중 무역전쟁, 중국 IT 기업의 급부상, 치열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선점 경쟁과 함께 주력 사업의 실적 악화와 잇단 수사·재판 등이 겹치면서 ‘초유의 복합 위기’를 맞았다는 현실 인식에 따라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잇단 현장 방문에서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자”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긴장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위기를 극복하자” 등의 격려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이런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동요할 수 있는 현장의 분위기를 추스르면서 경영진에게는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속내도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과거 위기 상황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가 됐다”면서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이런 ‘삼성의 야성’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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