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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석유 ‘심장’에 드론 공격…블룸버그 “원유시장 강타할 것”

사우디 석유 ‘심장’에 드론 공격…블룸버그 “원유시장 강타할 것”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9-09-15 11:10
업데이트 2019-09-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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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산유량 5% 공급에 일시 차질
‘美와 갈등’ 이란 시장 영향력 커질 듯
“비축량 충분해 영향 제한적”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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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으로 본 피해 현장
위성으로 본 피해 현장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이 촬영한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시설 드론 공격 피해 모습. 예멘 반군은 14일(현지시간) 사우디의 원유 정제시설 아브카이크와 유전 쿠라이스 등 2곳을 10대의 무인기로 공격해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5~6군데 지점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위성에서도 관찰된다.
2019.9.15
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시설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잠정 가동 중단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우려된다.

외신들은 공격받은 원유 정제시설이 사우디 최대 규모인 점에 주목하면서 석유 수급체계에 “심장마비”가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주요 산유국이자 미국과 심한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란이 국제 원유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A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장관은 이날 국영 SPA 통신을 통해 반군 공격을 받은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시설 두 곳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이런 조치로 하루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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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연기
시커먼 연기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소유한 아브카이크 탈황시설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시커먼 연기가 피어나고 있다. 2019.9.14
로이터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생산시설 폐쇄로 하루 500만 배럴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인 유가 상승이나 또 다른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아브카이크 단지는 사우디의 최대 석유 탈황·정제 시설이라는 점에서 그 여파가 더욱 클 전망이다.

아브카이크 단지는 사우디 동부에 몰린 주요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탈황·정제해 수출항이나 국내 정유시설로 보내는 시설로, 하루 처리량이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70%에 해당하는, 700만 배럴에 이른다.

지난달 기준 석유수출국기구(OPEC)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980만 배럴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전문가인 시장조사업체 IHS의 로저 디완 부사장은 아브카이크 단지를 석유 수급 체제에 있어 “심장과 같다”며 이번 화재는 “심장마비가 일어난 셈”이라고 비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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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석유시설
불타는 석유시설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소유한 아브카이크 탈황시설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2019.9.14
로이터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중동의 지정학이 복수심을 안고 돌아와 원유 시장을 강타할 것이다. 모두 두려워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피해가 커 시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원유 수입국이 비축유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됐다. 사우디가 예방 차원에서 일부 시설을 닫은 것뿐이지 수일 내에 재가동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람코 측도 CNN 비즈니스에 “며칠 내 생산량이 회복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람코가 몇주 동안은 고객사에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원유를 비축해둔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해석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성명을 내고 “세계 원유 시장은 현재로선 재고가 충분해 공급은 잘 이뤄질 것”이라며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사우디 당국, 주요 산유국과 수입국과 연락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도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필요할 경우 비축된 재고를 풀겠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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