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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지하탱크 외국인 노동자 3명 참변… 안전장비 미착용 ‘人災’

영덕 지하탱크 외국인 노동자 3명 참변… 안전장비 미착용 ‘人災’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19-09-10 23:10
업데이트 2019-09-11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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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 마스크 등 안전장비 없이 질식사

막힌 배관 뚫으러 내려가 잇달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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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2시 30분쯤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의 한 수산물가공업체 지하탱크에서 정비 작업 중이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해 119 구급대원들이 구조를 하고 있다. 태국인 A씨, 베트남인 C씨 등 3명이 숨지고 태국인 D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은 없고 호흡만 유지하고 있다. 영덕 연합뉴스
10일 오후 2시 30분쯤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의 한 수산물가공업체 지하탱크에서 정비 작업 중이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해 119 구급대원들이 구조를 하고 있다. 태국인 A씨, 베트남인 C씨 등 3명이 숨지고 태국인 D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은 없고 호흡만 유지하고 있다.
영덕 연합뉴스
경북 영덕군 오징어 가공업체의 지하탱크 사업장에서 일하다 숨진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고 당시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규정을 무시한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오후 2시 30분 영덕군 축산면의 한 오징어 가공업체 지하탱크에서 작업하던 이 회사 소속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해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이들은 사고 당시 3m 깊이 지하탱크에 1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다른 1명이 구하러 내려갔다가 쓰러졌고 이를 본 나머지 2명이 연이어 들어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곳은 오징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저장하는 탱크로 공장 마당 지하에 가로 4m, 세로 5m, 깊이 3m 정도 크기로 만든 콘크리트 구조다. 사고 당시 공장 관계자가 지하탱크에서 오·폐수가 빠져나가는 배관이 막히자 이를 뚫기 위해 1명을 먼저 내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탱크 밖에 다른 안전 관리자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물질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에 4명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덕소방서 측은 “탱크 안에는 오징어 내장 등 부패하는 물질이 30㎝ 정도 쌓여 있었고 근로자 4명은 엎어져 있었다”며 “구조 당시 보호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다른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유해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장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오후 3시쯤 사다리를 이용해 지하탱크에서 4명을 구조했으나 태국인 A(42)씨와 B(28)씨, 베트남인 C(53)씨는 사망했다. 태국인 D(34)씨는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으나 호흡만 있고 의식은 없는 상태다.

경찰은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업주 등을 상대로 작업 과정과 작업 안전수칙 준수, 사전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현장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9-09-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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