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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체육 병역특례 유지 가닥…이강인·방탄소년단 면제 없다

예술·체육 병역특례 유지 가닥…이강인·방탄소년단 면제 없다

이주원 기자
입력 2019-09-08 20:46
업데이트 2019-09-0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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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받은 인원 관리·감독 강화에 중점

이공계 日 규제 대응 위해 소규모 축소
“세계 경제 10위권 시대에 안 맞아” 비판도
TF, 이달 개선책 발표·시행령 개정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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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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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정부가 국민적 반감을 일으켰던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폐지하지 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거나 일부만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사정권 시절에 만들어진 제도를 이미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한 지금도 폐지하지 않는 것은 시대정신과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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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
연합뉴스
정부 관계자는 8일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해 왔다”며 “폐지보다는 현행의 큰 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막바지 실무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병무청 등은 올해 초부터 범정부 차원의 병역특례 관련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선책을 논의해왔다. 그 결과 병역특례 혜택을 입은 인원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현 규정은 큰 틀에서 유지하되 예술계는 일부 종목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예술 분야의 경우 입상 규정이 모호한 문제를 식별해 규정을 정확히 마련하다 보니 일부 축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연간 2500명 규모인 이공계 병역특례(전문연구요원제도)도 현역 병력의 감소에 따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근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되면서 소규모 축소로 결론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TF 내에서는 국민적 반발이 심한 만큼 제도 폐지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예술·체육요원은 1년에 30~40명으로 병역자원 확보 차원에서 큰 의미가 없는 만큼 이들에 대한 사기 등을 고려할 때 제도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폐지 및 축소를 두고 예술·체육계의 거부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TF에 관여한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 ‘국위 선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는 더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 면이 있다”며 “현역 병력의 감소를 고려했을 때도 장기적으로는 폐지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포츠를 통해 엄청난 부를 쌓는 시대에 병역특혜까지 주는 것은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지적이 많다. 앞서 지난해 8월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일면서 병역특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축구선수 이강인(발렌시아)과 가수 방탄소년단(BTS) 등 예술·체육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사람들에게 병역특례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이번엔 결정하지 않았다. 병역법 시행령만 개정하면 되는 문제인 만큼 추후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마련되면 관련 기준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은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된다. 이들은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계속 활동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병역면제 혜택을 누린다. TF는 이르면 이달 중 종합적인 개선책을 공식 발표하고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09-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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