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이란에 유화책… “잠재력 대단, 정권교체 바라지 않아”

입력 : ㅣ 수정 : 2019-09-06 02:06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비핵화 상응 조치로 ‘체제보장’ 카드 언급
“이란 굉장한 나라 될 수 있어… 北도 그래”
다른 질문에도 北으로 화제 돌려 띄우기
북미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당근책
일각 “北, 제재 완화 없인 나서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주정부 차원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대응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 보장 문제를 언급하는 등 북한과 이란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를 전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주정부 차원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대응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 보장 문제를 언급하는 등 북한과 이란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를 전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카드를 빼들었다. 그는 또 북한은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라고 치켜세웠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가장 큰 외교 치적인 북미 협상이 정체된 상황에서 조속한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당근’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레토릭’에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다가 “이란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들은 굉장해질 수 있고 우리는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오래전에 교훈을 얻었다. 그들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지금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 아주 중요한 합의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떤 대화가 어떤 방식으로 오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허리케인 브리핑 후 이란 관련 질문에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우리는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북한도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고 본다. 그들은 이를 이용하고 싶어 할 것으로 본다”며 북한 띄우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사안에 대한 문답 과정에서 북한으로 화제를 돌린 것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그가 또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거듭 밝힌 것은 북한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체제보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도 이날 “우리는 이미 밝힌 것처럼 북한 카운터파트에게 답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레토릭뿐인 트럼프 대통령의 당근을 북한이 선뜻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연말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말뿐이고 제재 완화 등 대북 기조 변화가 없어 북한이 당장 북미 실무협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9-06 6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