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경기도 종자관리소에 설치
이는 2012년부터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토종 종자를 수집하는 보존사업이 일부 진행했지만, 전문적인 보관·저장 시설이 없어 어렵게 수집한 종자가 서로 섞이거나 분실될 위험에 놓인 데 따른 조치다.
토종 종자를 생산하는 도내 농업인의 절반 이상이 80대 이상이어서 대물림할 후계자가 없는 데다 빠른 도시화로 토종 종자의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도 반영됐다.
이에 경기도는 토종 종자의 전문적인 보관·저장 시설을 비롯해, 전시실, 검사ㆍ실험실, 육묘ㆍ증식장, 도민들이 토종종자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야외 체험장 등을 갖춘 토종종자은행을 설치·육성할 계획이다.
토종 종자은행은 평택시 오성면으로 이전한 수원 소재 경기도 종자관리소에 올해 11월 개설된다.
아울러 도는 민간단체, 생산농가, 농민단체, 소비자단체, 학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거버넌스 협의기구로 ‘경기도 우리씨앗 네트워크’를 구성해 관련 정책을 논의한다. 도와 도의회는 이달 26일 거버넌스 출범식과 정책토론회를 연다.
시민단체인 전국토종씨드림의 변현단 대표는 “사라져가는 우리 씨앗에 대해 안타깝고 정부 차원의 정책이 아쉬웠는데 경기도가 발 빠르게 나서줘 너무나 다행이다”며 “경기도의 토종종자은행은 전국적인 모범이 될 것이며 시민단체 차원에서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박종민 경기도 종자관리소장은 “토종 종자는 우리 땅에서 오랫동안 자라온 우리의 문화이며 미래의 소중한 자원으로서 보존과 활성화에 힘써야 한다”며 “토종종자은행을 통해 보존은 물론 다양한 주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경기도 토종농작물 보존과 육성을 위한 조례’를 2014년에 제정했으며 2012년부터는 토종종자 전문 시민단체를 지원해 화성시 등 7개 시군에서 1746점의 토종종자를 수집·보존해 오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