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사설] 북미 협상 재개 의지 환영하나 남북도 만나야

[사설] 북미 협상 재개 의지 환영하나 남북도 만나야

입력 2019-08-11 20:34
업데이트 2019-08-12 01: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영변+α, 부분적 제재완화 교환 주목…통미봉남 버리고 개성 소장 대화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끝나는 대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10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밝힌 데 이어 이날 친서 내용의 일부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사과하면서 한미 훈련이 끝나면 미사일 발사도 중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북미 두 정상은 ‘2~3주 이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으나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과 남한의 첨단 무기 수입을 비난하며 협상을 차일피일 미뤄 왔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비핵화 협상이 6개월 만에 재개될 전망이지만 북미의 입장차는 여전해 험로가 예상된다. 북한은 영변 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2016년 이후 내려진 유엔 대북 제재의 해제를 요구했으나 미국이 거부했다.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라는 일괄타결을, 북한은 양측이 조치를 주고받으며 비핵화에 이르는 단계적 방식으로 맞서고 있다. 훈련이 종료되는 20일 이후 열릴 실무협상은 북한이 영변 외에 어떤 플러스 알파를 들고나올지,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부분적 제재완화와 체제보장 조치를 준비할지가 최대의 초점이다.

북한은 미국이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에 들어가기 전에 비핵화의 초기 단계를 실천하고 민생부문 제재완화와 1단계 체제보장 조치를 받아 낸다는 복안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연내 협상에 진전이 없어 경제건설에 필수적인 제재완화를 손에 넣지 못하면 내년 들어 ‘핵·미사일 발사 중단’(모라토리엄)을 깰 공산이 크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일정 부분 양보해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모라토리엄을 넘어서는 성과를 얻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성과에만 집착한 미국 일각의 북핵 동결론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만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북미 대화 재개가 임박했지만 북한이 종래의 ‘통미봉남’(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 대화) 전술을 노골화하고 있어 유감스럽다. 북한 외무성의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미국과의)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이런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 대화는 아니다”라면서 “한미훈련에 관한 해명을 하기 전에는 북남 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불만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봉남을 통해 북미 대화가 성공한 사례는 없다.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의 이행에는 비핵화 진전이 동반돼야 한다. 반년간 중단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의 소장 회의부터 재개할 일이다.

2019-08-12 31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