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러, 침범의도 없었다” vs 안규백 국방위원장 “의도적”

입력 : ㅣ 수정 : 2019-07-2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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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기기오작동이라는 러 해명 납득 안가”
러시아 공식 유감 표명은 아직 없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2019.6.12  연합뉴스

▲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2019.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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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용기가 지난 23일 독도 근처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러시아 측이 우리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그럼에도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러시아 측은 기기 오작동이었을 뿐 의도적으로 영공을 침범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합동참모본부 보고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도 러시아의 영공 침범은 의도적이라고 주장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차석 무관이 전날 오후 3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에게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국 측이 가진 영공 침범 시간, 위치 좌표, 캡처 사진 등을 전달해주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이번 비행은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중국과의 연합 비행 훈련이었다”면서 “최초에 계획된 경로였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윤 수석은 언급했다.
합참, ‘카디즈 침범’ 러시아, 중국 무관 초치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과 관련해 니콜라이 마르첸코 러시아 공군무관(왼쪽)과 두농이 중국 국방무관을 초치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오늘 아침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카디즈를 진입했으며 이 중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이 대응했다”고 밝혔다. 2019.7.23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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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참, ‘카디즈 침범’ 러시아, 중국 무관 초치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과 관련해 니콜라이 마르첸코 러시아 공군무관(왼쪽)과 두농이 중국 국방무관을 초치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오늘 아침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카디즈를 진입했으며 이 중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이 대응했다”고 밝혔다. 2019.7.23
뉴스1

러시아 측은 “러시아는 국제법은 물론 한국 국내법도 존중한다”면서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이번 사안과 관계없이 한국과의 관계가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윤 수석은 또한 “러시아 정부는 ‘우리가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 측이 믿어주길 바란다’고 전해왔다”며 “‘동일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러시아 공군 간 회의체 등 긴급 협력체계가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우리 영공 침범을 인정한 것인가’라는 물음에 윤 수석은 “러시아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온 뒤에 말씀드리겠다”고만 대답했다.

아울러 “러시아 무관의 언급 중 ‘적절한 사과와 유감 표명은 러시와 외교부와 국방부, 언론을 통해 나올 것’이라는 부분이 있다”고도 말했다.

러시아 무관과 직접 접촉한 국방부는 러시아 측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 영공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 ‘TU-95’ 2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사진은 러시아 TU-95 폭격기 모습. 2019.7.23  이타르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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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영공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 ‘TU-95’
2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사진은 러시아 TU-95 폭격기 모습. 2019.7.23
이타르 타스 연합뉴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러시아 무관과 협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기기 오작동일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무관이 어제 협의에서 ‘정상적 루트(비행경로)를 밟았다면 (영공을) 침범할 이유가 없다. 오작동일 수 있다. 오늘 같은 상황이 향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국방부도 조사에 착수했고 향후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 측이 영공 침범 관련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오늘 요청했다”며 “자료를 검토해서 러시아 측과 회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연합뉴스

▲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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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합참으로부터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 긴급발진 사건 등에 관해 대면 보고를 받고 기자들과 만나 “울릉도까지 침입해 내려왔기 때문에 의도적이 아니었다는 것은 허언”이라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의도된, 계획된 중러의 합동 훈련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는 어제 국방부에서 초치한 중러 무관들도 인정했던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중러의 군사훈련과 협력체계에 따른 시도가 아닌가 판단한다”며 “실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러시아 정부 차원의 공식 유감 표명 또는 사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날 러시아 군 당국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군의 경고사격이 ‘공중난동(aerial hooliganism)’이라고 비난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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