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의 예술, 날자 날자꾸나

입력 : ㅣ 수정 : 2019-07-22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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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하이다이빙 열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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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장 큰 공포심을 느끼는 높이는 10m다. 올림픽 종목인 다이빙의 최대 높이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는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유럽의 ‘절벽 다이빙’(cliff diving)에서 유래된 ‘하이다이빙’이 있다.

남자는 27m, 여자는 20m 높이에서 최고 시속 90㎞로 지름 17m, 깊이 6m의 원형 수조를 향해 수직 낙하한다. 평균 낙하 소요 시간을 빗대 ‘3초의 예술’로 부르는 하이다이빙이 22일 광주 조선대 축구장에서 막을 연다.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 때 공식 종목이 된 하이다이빙은 이번 대회에서 입장권이 전량 매진될 만큼 스릴 만점인 인기 종목이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전 세계에서 20억명 이상이 이 종목을 시청할 것으로 전망한다.

남녀 1개씩의 메달이 걸려 있지만 출전하는 한국 선수가 없다. 국내 인지도가 낮아 아직 선수층이 존재하지 않는 종목이다. 체력뿐 아니라 담력까지 필요해 FINA에 공식 등록된 선수가 채 100명이 되지 않으며,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남녀 통틀어 37명이다.

최대 아파트 10층 높이에서 낙하하지만 머리가 아닌 발로 입수해야 한다. 보기에는 아찔하지만 수압의 영향으로 수심 4m 이상 내려가지 않아 선수들이 수조 바닥에 충돌할 가능성은 제로다.

선수들은 입수 직후 오리발을 찬 채 대기 중인 안전요원을 향해 반드시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보내야 한다. 강풍이 불면 경기가 잠시 중단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척추보드와 목보호대, 산소탱크 등 안전장비와 119 구급차가 경기 중 상시 대기한다.

하늘을 향해 도약한 선수들이 체공 시간을 이용해 화려한 연기를 겨루는 만큼 무대도 중요하다. 2017 부다페스트대회 땐 랜드마크인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다뉴브강에서 열려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대회에선 전 세계에서 가로로 가장 긴 단일 건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조선대 본관과 무등산을 배경으로 하이다이빙 경기장이 세워졌다. 현장 관람객들은 광주의 하늘과 무등산을 향해 도약한 선수가 어우러진 명장면들을 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18개국 선수 37명(남 23명·여 14명)이 출전, 총 4회에 걸친 다이빙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세계적인 하이다이빙 스타로 꼽히는 2015년 대회 금메달리스트 게리 헌트(영국·35)와 2017년 대회 정상에 선 스티븐 로뷰(미국·34), 여자부에선 2017년 대회에서 각각 금·은·동을 차지한 리아난 이프랜드(호주·27), 아드리아나 히메네스(멕시코·34), 야나 네스치아라바(벨라루스·27)가 모두 출전한다.

국제대회가 끝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일반적인 시설과 달리 하이다이빙 경기장은 원상복구가 쉬운 임시 철 구조물로 세워져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시설로 꼽힌다.

광주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9-07-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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