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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통령’ 동화작가 알고보니 30년 베테랑 공무원

‘초통령’ 동화작가 알고보니 30년 베테랑 공무원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06-27 22:46
업데이트 2019-06-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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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홍종의 주무관

등단 24년째… 주중 공무원·주말엔 작가
“동심에 선한 영향력 심을 수 있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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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동문학 대표작가인 홍종의 인사혁신처 주무관이 27일 경기 과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동화작가와 공무원이라는 두 가지 삶을 사는 기쁨과 고충을 소개하고 있다. 그가 들고 있는 동화책 ‘영혼의 소리 젬베’(2017)는 아들 순협(경기도 수원시 공무원)씨가 아프리카 봉사 활동을 다녀와 선물한 전통악기 젬베에서 영감을 얻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국내 아동문학 대표작가인 홍종의 인사혁신처 주무관이 27일 경기 과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동화작가와 공무원이라는 두 가지 삶을 사는 기쁨과 고충을 소개하고 있다. 그가 들고 있는 동화책 ‘영혼의 소리 젬베’(2017)는 아들 순협(경기도 수원시 공무원)씨가 아프리카 봉사 활동을 다녀와 선물한 전통악기 젬베에서 영감을 얻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동화작가 인세가 공무원 월급보다 더 많지 않냐고요? 아니에요. 대한민국에서 책만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전국 각지를 돌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 아이들에게 제가 쓴 동화를 읽어주며 환경보호과 통일, 사랑, 희망 등 선한 영향력을 나눠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국내 아동문학 대표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자 어린이들 사이에서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는 뜻의 인터넷 용어)으로도 불리는 홍종의(57)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주무관은 27일 경기 과천의 인재개발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는 80여편의 장·단편 동화를 펴낸 아동문학계 유명 작가이자 30년 넘게 인재개발원의 전산망을 책임져 온 기술 전문가다.

어려서부터 유달리 글쓰기를 좋아했다는 홍 주무관은 부모님의 반대로 문예창작과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대학 시절 적성이 맞지 않아 한동안 방황도 했다고 한다. 그는 정보기기운용사 등 자격증을 따 26살이던 1988년 기술직(현 관리운영직) 경력경쟁채용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홍 주무관은 “공무원 생활을 하며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글 쓰는 일과 무관한 삶을 살았기에 마음이 늘 허전했다”며 “결국 펜을 다시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언젠가부터 주말마다 도서관을 찾아가 습작에 나섰다”고 회상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 공고를 보고 ‘한 달 안에 쓸 수 있겠다’ 싶어 원고지 25매 분량의 단편동화 ‘철조망 꽃’(1996)을 탈고했다. 통일 뒤 가상현실을 그린 이 작품이 당선되면서 작가로서의 새로운 삶이 열렸다.

등단한 지 24년째인 그는 한국아동문학상과 윤석중문학상 등 여러 상을 받았다. 작품의 소재는 다문화·결손가정, 소방관, 통일 등 우리 사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를 다룬 ‘낙지가 돌아왔다’(2013)처럼 시사적 이슈도 다룬다. 최근에는 일제 치하 항일 운동을 소재로 한 ‘노래를 품은 섬 소안도’를 출간했다.

주중에는 공무원으로 살지만 주말이 되면 작가로 변신해 마음속 깊은 곳의 ‘아이’를 끄집어낸다. 전국 각지에서 북콘서트 요청이 쇄도하지만 본업인 기술직 공무원 일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아 거절할 때가 많아 안타깝다고. 홍 주무관은 “앞으로 자유롭게 작가 생활을 할 수 있는 퇴직 뒤의 삶이 너무도 기대된다”면서 “누구나 한 가지 일에 노력을 쏟으면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 맞는 것 같다. 다른 분들에게도 일과 뒤나 주말에 재능을 발견하는 데 매진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글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019-06-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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