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레이스 막올라… 첫날 10명 TV토론
유일 라틴계 카스트로, 이민정책서 압도워런 “상류층만 위한 경제” 트럼프 저격
에어포스원서 지켜본 트럼프 “지루” 트윗
2020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 결정을 위한 첫 TV토론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가운데 이날 토론에 참가한 대선주자 10명이 방청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팀 라이언 하원의원,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코리 부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베토 오루어크 전 하원의원,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 제이 인즐리 워싱턴주 주지사, 존 덜레이니 전 하원의원.
마이애미 AFP 연합뉴스
마이애미 AFP 연합뉴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사실상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첫 관문으로 여겨지는 이날 토론의 승자로 멕시코 이민 3세인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을 꼽았다. WP는 카스트로 전 장관에 대해 “예상을 뒤엎었다. 태세를 갖춘 채 몇 번이고 치고 나왔다. 아마도 최고의 연기자였다”고 평가했다. 유일한 라틴계 후보인 카스트로 전 장관은 개인적인 스토리를 내세워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 냈고, 일부 발언을 영어가 아닌 스페인으로 해 표심에 호소했다. 최대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베토 오루어크 전 하원의원과 이민정책에 대해 벌인 설전 역시 카스트로 전 장관의 압도적인 승리였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 때부터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하며 줄곧 상위권을 달려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경제와 건강보험 이슈에서 선명성을 드러내 승자로 꼽혔다. 워런 의원은 “이 경제는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상층부의 얇디얇은 일부를 위한 위대함인가”라며 현 정부가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경제 성과를 저격했다.
후보들은 앞다퉈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대이란 대응과 관련, “이 나라의 외교정책이 오전 5시에 목욕용 가운을 입은 채로 정해져서는 안 된다”며 새벽 시간대 트윗으로 국내외 현안에 대한 중요 결정을 알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120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에선 각 후보에게 총 10분 정도밖에 할애되지 않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토론을 지켜본 뒤 “지루하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미 전역에 생중계된 이날 토론에는 25명의 후보 중 기준 미달로 떨어진 4명과 토론 일정 확정 후 경선에 뛰어든 1명을 제외한 20명에서 추첨으로 A조에 배치된 10명이 참여했다. 공교롭게도 여론조사 1·2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27일 조에 배치돼 ‘바이든 대 샌더스’의 대결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9-06-28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