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인터뷰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김 국장은 지난 26일 도쿄 시내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것은 미국 측이 핵무기·핵물질 반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 자신들의 요구만 나열했기 때문”이라면서 “상대방에게 항복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딜이 이뤄질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작년에 성사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이행되지 않은 채 대화도 없이 지금의 군사대결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북한이 핵무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됐던 상황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셈법’ 변경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는 “최고지도자가 공개적으로 밝힌 원칙은 정세가 어떻게 흐르든 변경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3차 북미 회담의 시한을 올 연말까지로 제시한 데 대해 “내년에 미국이 대통령선거 국면에 들어가면 외교를 제대로 할 수 없다”면서 “김 위원장과 신뢰관계가 있다고 하는 트럼프가 대통령일 때, 대선의 해를 맞이하기 전에 싱가포르 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어떻게든 비핵화의 첫걸음을 내딛고 북미 관계를 진전시키자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김 국장은 “정상회담을 하려면 목적이 분명해야 하는데 남측이 북측에 대해 ‘미국의 사정을 살펴야 한다’는 식으로 일관해서는 회담이 성사될 수 없다”면서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할 게 아니라 남북 합의 이행을 위해 단계별 계획을 세운다는 식으로 나와야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김 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전제조건 없는 회담은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서명한) 평양선언의 이행을 전제로 해서 대북 적대정책의 핵심인 독자제재의 해제 등 진정성 있는 행동이 동반되지 않는 한 북일 회담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북핵 6자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전과 같은 차관급 6자회담은 의미가 없고 정상들의 6자회담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6-28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