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삼척항 인근 표현에 방파제·부두 포함”…상식에 안 맞아

입력 : ㅣ 수정 : 2019-06-21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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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첫 보고 받고 보도자료 내도록 조치, 해경 발표에 수리·정박 표현…은폐 아니다”
축소 의혹 확산에 해명했지만 의문 남아
野 “정경두 해임해야”… 與 “철저 조사를”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지도 없이 삼척항에 접안한 사건과 관련해 20일 국방부가 공식 사과하고 청와대까지 해명에 나섰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청와대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15일 오전 7시쯤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삼척항 방파제에 미상 어선이 들어와 있는데 신고자가 선원에게 물어보니 북한에서 왔다’라고 하는 보고를 받았다. 이 내용은 합참은 물론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등에도 전파됐다.

이후 청와대는 여러 정보를 취합해 매뉴얼에 따라 해경이 15일 오후 2시쯤 보도자료를 내도록 했다. 해경이 작성한 보고서는 목선이 삼척항에 정박했다는 것과 고장 난 기관을 선원이 자체 수리했다는 점도 포함됐다. 그렇지만 정작 국방부가 17일 한 보고에는 이런 자세한 상황이 빠진 채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는 내용만 포함됐다.

청와대는 해경이 제공한 보도자료가 사건 발생 당일 공개된 데다 자체적으로 수리했다는 표현과 삼척항에 왔다는 표현이 있어 은폐나 축소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한다.

국방부의 ‘삼척항 인근’ 발표에 대해서는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을 바꿨다고 보는 것은 틀린 것으로 ‘항’은 보통 방파제, 부두 등을 포함하는 말이라는 것의 청와대의 설명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인근’이라는 표현도 군에서 통상 쓰는 용어”라며 “축소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국방부가 사실을 숨기다가 17일에 발표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해명이 상식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척항 인근’과 ‘삼척항 방파제’를 같다고 받아들일 사람은 드물다. 군 관계자는 “군 작전 중 ‘삼척항 인근’이란 표현은 삼척항을 ‘제외’한 곳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청와대는 국방부가 경계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계작전도 말을 번복한 것도 안이한 대응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인식을 보였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사과 여부에 “국방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가 있었고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책임을 지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 장관은 당연히 책임을 지는 것이 맞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사과할 일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사과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은폐, 조작과 관련된 책임자 전원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정 협의를 통해 안보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국민 불안을 씻어낼 수 있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며 “철저한 내부조사를 통해 뼈를 깎는 자성으로 엄중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9-06-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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