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文엔 “노벨상”, 朴엔 “여성 대통령”, 안철수는…

입력 : ㅣ 수정 : 2019-06-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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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인 18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5.8.18 국회사진기자단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인 18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5.8.18 국회사진기자단

10일 별세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우리 정치계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던 인물이었다. 유력 정치인은 중요한 시기마다 이휘호 여사를 예방했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각 당 후보들은 저마다 이 여사를 찾아가 덕담과 지원을 바랐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도 이 여사를 청와대로 초청하는 등 예우했다.

이 여사는 정치인들을 만날 때마다 현 시국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바람을 전달했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도 잊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대표로 2번의 대선을 치르면서 이 여사를 예방했다. 이 여사는 2012년 9월 24일, 자신의 아흔 번째 생일을 맞아 찾아온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에게 “꼭 당선되야 한다. 당선될 것 같다. 정권교체가 정말 중요하다. 민주주의를 잘해내고 서민경제를 이뤄서 많은 사람들이 다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여사는 지난해 4월 27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에는 “수고했다. 큰 일을 해내셨다. 노벨평화상을 받으시라”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22일 오후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가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환담하고 있다.오른쪽은 이학재 비서실장. 2012.8.22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22일 오후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가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환담하고 있다.오른쪽은 이학재 비서실장. 2012.8.22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으면 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이 여사를 만났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맞은 이 여사는 “우리나라는 여성 대통령이 없었지 않느냐. 여성 지위가 법적으로 많이 향상됐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 만일 당선된다면 그런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 대화에서 이 여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되신다면 여성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처음이고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덕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4일 서울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16.1.4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4일 서울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16.1.4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여사 예방 문제로 곤란한 처지에 놓인 적이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1월 새해를 맞아 이 여사를 20분간 만났다. 안 전 대표는 당시 신당(국민의당) 창당을 추진하는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한 언론사는 안 전 대표 측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 여사가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 지난 2012년 대선 때 내가 좋아했는데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마지막에 후보를 내려 놓게 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여사의 아들 김홍걸씨는 보도자료를 내고 “어머님은 안철수 의원 말씀을 듣기만 하고 다른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보도내용에 어이없어 하신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안 전 대표 측에서 비공개 면담 녹취록을 이 여사 측 동의 없이 한 월간지에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공개된 녹취에서 이 여사는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안 전 대표 발언에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민의당 측은 “이 여사에게 큰 결례를 범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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