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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점프투 5G,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로/이정준 한국산업기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시론] 점프투 5G,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로/이정준 한국산업기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입력 2019-06-10 23:04
업데이트 2019-06-1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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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준 한국산업기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이정준 한국산업기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지난 4월 5일 이동통신 3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5G폰의 개통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5G 대중화 시대 개막을 알렸다. 이런 무선 통신망의 진화는 과거 3G와 4G(LTE) 사례와 같이 관련 정보기술(IT) 서비스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3G 시대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촉발돼 모바일 웹페이지 제작이 보편화되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동영상 다운로드 서비스가 대중화됐다. 또한 4G 시대에는 동영상 스트리밍이 대중화돼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보편화됐다. 이런 변화는 통신 속도 향상뿐 아니라 스미트 기기 발전,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 발전과 같이 주변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융합의 결과다.

그럼 5G 시대가 시작되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까? 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5G의 특성과 IT 트렌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5G의 특성은 초당 20기가비트(Gbps)급의 ‘초스피드’, 밀리세컨드(ms)대의 ‘초저지연’, 반경 1㎞ 내에서 100만개 장치를 동시 연결 가능한 ‘초연결’로 정리된다. 통신 속도 향상뿐 아니라 다른 차원의 변화축이 추가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기술,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성장해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대중화가 임박하고 있다. 초스피드, 초연결, 초저지연과 더불어 인공지능과 VR·AR 등이 결합되는 변화의 폭과 방향은 더 넓게 더 크게 다가올 것은 확실해 보인다.

5G는 ‘실시간 인공지능 시대’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기술적으로는 성숙 단계에 진입한 IoT, 빅데이터 기술은 인공지능을 위한 학습 데이터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그런데 여기에 5G가 적용된다는 것은 ‘초연결’로 센서 데이터를 동시에 수백만 개 연결하고, ‘초스피드’로 실시간 정보를 수집해 AI 기술로 판단한 명령을 ‘초저지연’으로 실시간 조종이 가능하다는 걸 의미한다. 바로 이것이 자율주행, 원격 수술,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를 가능하게 한다.

인공지능의 실시간 적용은 무궁무진한 응용 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 즉 5G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미래산업 발전에 기본 인프라가 되는 것이다.

5G는 ‘초실감 쌍방향 콘텐츠 시대’를 가능하게 한다. 통신 속도의 발전은 음악과 영상을 다운로드 방식에서 스트리밍으로, 저음질·저화질에서 고음질·고화질로 개선했다.

5G의 ‘초스피드’는 실사와 구분이 어려운 4K(3840×2160) 이상 화질을 3D로 전송이 가능하도록 하고, ‘초저지연’은 사용자의 움직임과 명령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바로 초실감 영화와 음악은 물론 보다 자연스러운 VR 체험과 더불어 AR 기기를 통한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희미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우리는 ‘포켓몬고’라는 초기 AR 게임을 수년 전에 봤다. 내 위치, 내가 보는 대상에 게임 아이템뿐만 아니라 검색 결과가 제공되고, 가는 길에 가상의 표지판이 제공되는 응용 서비스들이 머지않아 제공될 것이다.

AI 기술과 결합한 AR 글라스를 통해 영어책을 바라보면 자동으로 번역해 주고, 외국인과의 대화 내용을 실시간 번역해 자막을 제공받는 등 수없이 많은 응용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기존 품질 개선 변화 수준이 아니라 실사 수준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새로운 미디어 타입, 새로운 콘텐츠 응용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특징을 살리는 콘텐츠와 응용 개발을 위해 5G 플래그십 사업에 연 12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킬러 콘텐츠 개발은 새로운 인프라 보급을 위해 필수적이므로 정부의 적절한 대응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는 장치와 네트워크(5G) 분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콘텐츠는 케이팝, 케이드라마 등을 중심으로 세계화되고 있으나, 콘텐츠 응용과 플랫폼 분야에서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즉 유튜브·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5G 콘텐츠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며, 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5G는 이제 시작이다. ‘세계 최초 5G’ 타이틀 경쟁을 위해 다소 앞당겨진 일정으로 부각된 5G 커버리지 문제 등은 7년 전 LTE 대중화가 시작될 때 모습과 흡사하다. 5G 인프라가 안정화되고 다양한 킬러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하면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의 5G 강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2019-06-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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