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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만에 끝난 타워크레인 파업

사흘 만에 끝난 타워크레인 파업

장진복 기자
장진복, 홍희경 기자
입력 2019-06-05 22:32
업데이트 2019-06-0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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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민정 협의체 꾸려 대책 논의키로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 방안 등 구체화
결함 장비 리콜… 전복 사고 의무 보고
노조 핵심 요구 관철 안 돼… 갈등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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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5일 파업을 종료한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일제히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5일 파업을 종료한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일제히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지난 3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벌인 타워크레인 점거 및 파업을 5일 종료했다. 쟁점이었던 소형 타워크레인 문제는 노·사·민·정 협의체를 꾸려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양대 노총, 시민단체 등과 협의한 결과 노·사·민·정 협의체를 구성해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 강화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도 이날 오후 파업을 철회하고 협의체에서 대책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의체는 국토교통부와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한국노총 연합노련 한국타워크레인 조종사노조, 시민단체, 타워크레인 사업자, 건설단체 관련 인사 등으로 구성된다. 협의체에서는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제기한 소형 타워크레인의 규격 제정, 안전 대책, 글로벌 인증 체계 도입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또 기계 임대사업자 특성에 맞지 않는 계약이행보증제도 개선 등 건설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고치는 방안도 논의된다. 기계 대여료 지급보증이 의무화돼 있음에도 일부 건설업체는 영세한 대여업자에게 계약이행보증을 강요하는 실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도 개선과 함께 불법으로 구조를 바꾸거나 설계에 결함이 있는 장비를 현장에서 퇴출하고 모든 전복 사고는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할 것”이라며 “제작 결함 장비에 대한 조사, 리콜도 즉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공동 파업을 벌였다. 대형 건설 현장의 경우 보통 민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이 50%,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이 25%를 각각 차지하는데 두 노총이 동시에 참여한 이번 파업으로 70~80%의 타워크레인이 멈춘 상태였다.

이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비 상승과 아파트 건축물 입주 지연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파업을 사흘 만에 종료한 것도 공사 지연에 따른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파업 이면에는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확산으로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건설사들도 파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전전긍긍했다. 타워크레인 가동 중단으로 공기가 연장될 경우 손실 비용은 모두 건설사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아파트 공사 현장에선 공사가 지연돼 예정된 날짜에 입주를 하지 못하면 건설사들이 분양자들에게 지체보상금도 지급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일단 파업이 철회됐지만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소형 타워크레인을 아예 금지하라는 노조의 핵심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소형 타워크레인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9-06-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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