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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동맹 과시한 트럼프·아베… 미일 무역협상 ‘약발’엔 회의적

군사동맹 과시한 트럼프·아베… 미일 무역협상 ‘약발’엔 회의적

김태균 기자
입력 2019-05-28 22:36
업데이트 2019-05-2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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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 日 국빈방문 마치고 귀국길

美 대통령으론 처음 자위대 호위함 승선
군비 증강 서두르는 아베 정부에 힘실어
日, 1조엔 규모 F35 105대 추가 구입 약속
NHK “트럼프, 비즈니스는 별개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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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호위함 오른 트럼프 ‘엄지척’
日 호위함 오른 트럼프 ‘엄지척’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일본 국빈방문 마지막날인 28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해상자위대 기지에 있는 이즈모급 호위함에 승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아베 신조 총리 부부와 함께 갑판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미 해군기지를 방문했다. 이날 3박 4일 방일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요코스카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박 4일에 걸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부터 역사적인 ‘오모테나시’(융숭한 대접을 뜻하는 일본말)를 선사받고 28일 오후 일본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함께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 기지를 잇따라 방문해 양국 군사동맹의 견고함을 과시하는 것으로 마지막 일정을 채웠다. 특히 미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자위대 함선에 오른 그는 일본이 값비싼 최신예 전투기 F35를 가장 많이 구입해준 나라라고 추켜세웠다. 이는 내년 재선 출마를 앞두고 자신의 치적을 미국 유권자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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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국빈방문 마지막날인 28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해상자위대 기지에 있는 이즈모급 호위함에 승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아베 신조 총리 부부와 함께 갑판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미 해군기지를 방문했다. 이날 3박 4일 방일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요코스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국빈방문 마지막날인 28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해상자위대 기지에 있는 이즈모급 호위함에 승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아베 신조 총리 부부와 함께 갑판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미 해군기지를 방문했다. 이날 3박 4일 방일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요코스카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베 총리와 함께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해상자위대 기지를 찾아 이즈모급 호위함 ‘가가’에 승선했다. 가가는 길이 248m, 폭 38m에 만재배수량 2만 7000t인 해상자위대에서 가장 큰 호위함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개편한 ‘방위대강’(중기 방위전략)에서 가가를 개조해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 등을 운용할 수 있는 ‘사실상의 항공모함’으로 만들기로 확정한 바 있다. 이를 놓고 ‘전력 비보유’를 규정한 일본 헌법 9조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승선함으로써 군비 증강을 서두르는 아베 정부에 힘을 실어준 꼴이 됐다.

아베 총리는 호위함 내부 격납고에서 일본 자위대와 미 해군 등 500여명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미일 정상이 함께 하는 격려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본의 F35 전투기 105대 추가 구매 계획과 관련해 “일본은 동맹국 중 F35를 가장 많이 보유하는 나라가 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방위대강을 통해 기존에 도입을 확정한 42대에 이어 추가로 105대를 들여오기로 했다. 도입 가격은 대당 100억엔(약 1080억원) 이상으로 전체 1조엔이 넘는다.

이어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강습상륙함 ‘와스프’에 올라 “우리는 힘에 의한 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를 끝으로 3박 4일 방일 일정을 마무리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일은 철저하게 아베 총리에 의해 주도됐다. 아베 총리는 올 5월 나루히토 일왕 즉위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을 ‘새 시대 1호 국빈’으로 초청하기로 지난해 가을 결정하고 11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미국 측에 제안했다. 이후 아베 총리는 “어떻게 하면 트럼프 대통령을 기분좋게 할 수 있을지 방안을 짜내라”고 주변을 닦달해왔다.

이번 초대형 이벤트를 통해 미일은 굳건한 동맹관계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아베 총리가 미국과의 무역협상 등 주요 현안에서 실속을 챙길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NHK는 “트럼프 대통령은 접대는 접대일뿐 비즈니스와는 별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큰 ‘약발’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무역협상 타결의 유예를 시사하면서도 지난 27일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일본은 엄청난 무역 불균형으로 미국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며 아베 총리를 면전에서 압박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5-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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