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 믿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무역불균형”

입력 : ㅣ 수정 : 2019-05-2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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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 그대로 노출한 미일 정상
납치 피해자 가족 만난 트럼프… 아베, 조건 없는 북일회담 지지 요청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오른쪽)가 아베 신조(오른쪽 세 번째) 일본 총리와 함께 27일 도쿄 아카사카궁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들의 가족, 친척들과 만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 조건을 달지 않는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도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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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치 피해자 가족 만난 트럼프… 아베, 조건 없는 북일회담 지지 요청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오른쪽)가 아베 신조(오른쪽 세 번째) 일본 총리와 함께 27일 도쿄 아카사카궁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들의 가족, 친척들과 만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 조건을 달지 않는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도쿄 AFP 연합뉴스

‘가장 긴밀한 동맹관계’, ‘양국 의견이 완전히 일치’ 등 미일 양국의 밀월을 강조하기 위한 외교적 수사는 공식회견에서도 계속됐지만, 북한 문제와 무역협상 등 주요 현안에서의 이견은 끝내 감출 수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27일 공동 기자회견은 당초 예고됐던 시간(오후 1시 55분)보다 1시간 30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 앞서 오전 11시에 1시간 예정으로 열린 정상회담이 2시간이나 이어진 탓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최대 현안인 무역협상 분야의 논의가 길어졌기 때문으로 관측했다.
 도쿄 미나토구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회견에서 양국 정상은 견고한 동맹관계를 과시하는 데 공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동맹은 역내 번영의 초석”이라며 두 나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동맹관계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처럼 “트럼프, 고맙다”고 말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별 현안에서는 두 사람의 이견이 그대로 노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 아니라고 말한 데 반해 아베 총리는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며 “유엔 결의 위반으로 극히 유감”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 스스로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일본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한다”고 말한 것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특히 무역협상 등 경제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아베 총리를 압박하며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는 “일본은 오랫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무역 불균형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이익을 얻어 왔다. 이 때문에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높은 수준의 양보를 요구했다. 특히 “향후 미국의 일본에 대한 농산물 시장 개방 협상이 (일본이 바라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에서 이뤄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베 총리는 ‘그렇다’는 식으로 답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TPP는 나와 전혀 관계가 없다. 미국은 TPP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오는 8월에 양국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매우 좋은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시한까지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약 40분에 걸쳐 북한에 의해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모친 등 피해자 가족들과 만났다. 가족들은 납치 피해자들의 사진을 들고 나와 북일 정상회담의 조기 성사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납치 문제는 항상 내 머릿속에 있다”며 “(납치 피해자들의 사연은) 매우 슬픈 얘기다. 납치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만난 것은 2017년 11월 방일 때에 이어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는 지요다구 왕궁에서 열린 궁중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과 가진 15분간의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즉위 후 첫 국빈으로 초대받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올라 연주가 취미인 나루히토 일왕에게 80여년 전 미국에서 제작된 비올라를, 미 하버드대를 나온 마사코 왕비에게는 이 대학 구내에서 자란 나무로 만든 만년필 등을 선물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도자기 장식품과 목제 장식함 등을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녁에도 양국 정부 관계자 등 168명이 참석한 가운데 왕궁에서 열린 만찬회에 참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5-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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