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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강경 발언 뒤집은 트럼프 “北 작은 무기들 난 개의치 않아”

볼턴 강경 발언 뒤집은 트럼프 “北 작은 무기들 난 개의치 않아”

이경주 기자
이경주, 한준규 기자
입력 2019-05-26 22:16
업데이트 2019-05-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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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탄도미사일 유엔 결의 위반”에
트럼프 “김정은 약속 지킬 것 확신”
엇박자 불만 표출 vs 강온양면 전략
대화 재개 실마리 찾으려는 포석 해석
국무부도 “동시적·병행적 진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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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가운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앞서 지난 24일 먼저 입국해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볼턴 보좌관은 25일 기자들과 또 만나 이달 초 북한이 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도쿄 교도통신 연합뉴스
존 볼턴(가운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앞서 지난 24일 먼저 입국해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볼턴 보좌관은 25일 기자들과 또 만나 이달 초 북한이 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도쿄 교도통신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북한이 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강경 발언을 뒤집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 대북 강경론자인 볼턴 보좌관을 억제해 긴장 고조 및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한편 비핵화 판을 깨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이틀째인 26일 트위터에 북한의 발사체를 ‘작은 무기들’로 표현하고 “나의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사람들’은 볼턴 보좌관 및 강경파 참모로 읽힌다.

또 그는 “조 바이든을 IQ가 낮은 사람으로 불렀을 때 미소 지었다. 아마도 이건 나한테 신호를 보내는 거지?”라며 차기 대선 경쟁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비판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앞서 일본에 입국한 볼턴 보좌관이 기자들에게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이 최근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한 것도 “적절한 조치였다. 아마도 지금은 푸에블로호 송환에 관해 얘기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미 재무부가 중국 해운사 2곳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직후 볼턴 보좌관이 ‘중요한 조치’라며 지지하자 이튿날 트위터에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뒤집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베네수엘라에 이어 북한 문제도 엇박자를 보이는 볼턴 보좌관에게 불만을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요일 이른 아침 외국 땅에서 자신의 국가안보보좌관을 반박했다. 볼턴 보좌관에 대한 직접적 질책”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고 있어 대화 재개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국무부 관계자는 지난 24일 북한의 ‘북미 대화 불가’ 경고에 대해 “미국은 이와 같은 목표(북한의 비핵화)를 향해 동시적이고 병행적으로 진전을 이루고자 북한과 건설적인 논의에 관여할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적·병행적’ 접근법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올 1월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내놓은 개념으로 종전의 ‘일괄타결식 빅딜’보다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접근법과 접점을 찾을 여지가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도적인 ‘배드캅·굿캅’ 전략은 아니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의 강온 양면 발언이 북한을 대화 무대로 끌어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미 정상이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유화적인 수준에서 메시지 관리를 하는데도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한다면 강경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시사해 북한에 대화 재개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문을 강조하는 반면 볼턴 보좌관은 탄도미사일 등 강경 발언을 하면서 대북 협상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쪽 모두를 대비한 메시지 관리”라고 분석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5-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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