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기 쓰듯 우주를 기록한다”… 현대미술에 투영한 인간과 생명

입력 : ㅣ 수정 : 2019-05-2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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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까지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세계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작가
시간·사람·자연에 대한 깊은 고찰
작품 ‘태양’ 등을 통해 보는 전시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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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갤러리 제공

“나는 마치 일기를 쓰듯 살아 있는 우주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태양, 구름, 비, 나무, 동물, 계절, 하루, 시간, 바람, 흙, 물, 풀잎 소리, 바람 소리, 고요함 모두.”

다음달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스위스 출신 미술가이자 시인, 기획자인 우고 론디노네(55)는 ‘우주 기록자’를 자처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특유의 풍부한 시적 감각으로 시간의 흐름, 자연의 본질, 인간의 일상을 애정과 상실감, 해학에 기반해 주조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태양’(2017)은 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궤적을 그리듯, 거대한 원을 형상화해 태양이 상징하는 생명의 힘을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작가는 직접 수집한 나뭇가지를 철사로 고정해 제작한 원형을 청동으로 캐스팅한 후 도금 처리했다. 또 다른 작품 ‘태고의’(2016)는 전시장 천장에 매달리듯 설치된 물고기 형상의 브론즈 조각 52점이다. 각 조각은 가장 원시적이고 본질적인 창작 매체인 점토를 사용하여 표면에 새겨진 작가의 지문과 함께 캐스팅됐다. 대형 물고기 떼를 다양한 높낮이로 설치해 관람객은 심해를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조각, 회화, 드로잉, 설치 작업 등 광범위한 활동 영역을 자랑하는 론디노네는 세계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작가다. 대자연을 면밀히 관찰하고 이를 창, 문, 벽 등 고립을 은유하는 구조물 형태의 작업에 담아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를 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64년 스위스 브룬넨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이다.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우르스 피셔와 함께 스위스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9-05-2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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