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재조사하고도 방씨 일가 ‘수사권고’조차 못했다

입력 : ㅣ 수정 : 2019-05-14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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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으로 끝난 과거사위 장자연 조사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최종 결과 보고
공소시효 지난데다 직접 증거도 못 찾아
장씨 소속사 대표 위증 혐의만 수사 권고
조선 기자들 경찰 외압 행사 보고서 포함
김갑배(오른쪽)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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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갑배(오른쪽)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13일 ‘장자연 사망 의혹 사건’ 관련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해 4월 사전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 13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인 성접대·성폭행 의혹은 수사권고 대상에 들어가지 않아 결국 미완으로 남게 됐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따르면 조사단은 이날 장자연 사건을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 ▲검경 부실수사 의혹 ▲조선일보 외압에 의한 수사 무마 의혹 등 12가지 쟁점으로 정리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배우 장자연씨는 2009년 3월 기업인, 언론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경찰과 검찰 수사가 진행됐으나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와 매니저 유모씨만 기소되고, 성상납 의혹을 받은 나머지 상류층 인물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13개월간의 재조사에도 술접대·성접대 강요 및 성폭력 의혹은 최종 수사권고 의견에서 제외됐다. 대신 ‘검찰에 기록을 넘겨 수사개시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일부 조사단원 의견이 보고서에 포함됐다. 장씨가 폭로한 소위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단 내부 의견이 엇갈렸다. 조사단은 의견을 통일하지 못한 쟁점에 대해선 A안과 B안으로 나누어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조사단은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등 80명이 넘는 참고인을 조사했지만, 공소시효를 극복하고 성폭행 관련 수사권고를 요청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장자연 리스트의 목격자로 알려진 윤지오씨 등 핵심 증인의 진술도 신빙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됐다. 조사단 관계자는 “중요 참고인이 소환에 불응하는 등 협조를 해주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사단은 장씨 소속사 대표 김씨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명예훼손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선 수사권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씨는 2012~2013년 관련 재판에서 “장자연 등 소속 연예인을 폭행한 적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부실수사를 하거나 조선일보 소속 기자들이 경찰에 외압을 행사한 부분도 일부 사실로 판단돼 최종 보고 내용에 포함됐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지난 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민사재판에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집무실로 찾아와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판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과거사위는 조사단에 일부 문구 수정 등 보고서 보완을 요청한 한편, 이르면 오는 20일 조사 및 심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19-05-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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