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인사이드] 병력 절반인데…日군사력, 왜 한국을 앞섰나

입력 : ㅣ 수정 : 2019-05-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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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력 비교…일본, 올해 세계 8위에서 6위 ‘껑충’
‘욱일기’ 앞세운 일본…군사대국화 야욕 드러내
수적으로 우리가 앞서지만…해·공군 첨단화 가속
초계기 위협 등 군사적 위협 확대…경계 필요
일본 해상 자위대가 지난해 10월 14일 도쿄 아사카 훈련장에서 사열행사를 갖고 있다. 일본은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앞세우며 군사대국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 일본 해상 자위대가 지난해 10월 14일 도쿄 아사카 훈련장에서 사열행사를 갖고 있다. 일본은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앞세우며 군사대국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국방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평소 각 국가별 ‘군사력’에 대해 의견을 많이 나눕니다. 국방예산이 1000조원에 가깝다고 해 이른바 ‘천조국’으로 불리는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등 인구나 장비 측면에서 선두권인 나라와 일본, 영국 등 우리와 군사력이 비슷한 나라가 있습니다.

언론과 군사전문가들이 기준을 삼는 것은 미국의 ‘글로벌파이어파워’(GFP)라는 사이트인데, 올해 군사력 순위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일본이 근소한 차이로 지난해 8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우리는 7위를 유지했고 영국은 6위에서 8위로 내려왔습니다.

일본의 전체 병력 규모는 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원칙적으로 공격을 받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하는 ‘전수방위’ 원칙의 ‘자위대’를 운용합니다. 그런데 군사력 순위가 더 높다고 하니 화가 나기도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왜 그럴까요.

12일 GFP 사이트를 참고해 직접적인 군사력 비교부터 해보겠습니다. 인구는 일본이 1억 2617만명, 한국이 5142만명으로 일본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전체 병력은 한국이 62만 5000명, 일본은 24만 7157명으로 2.5배 많습니다. 예비군 규모는 우리가 520만명, 일본이 5만 6000명으로 100배나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머릿수’는 참고사항일 뿐 군사력을 모두 결정짓는 요소는 아닙니다.
일본 육상자위대가 25일 시즈오카현 고텐바시 소재 히가시후지 연습장에서 열린 자위대의 연례 사격 훈련 ‘후지종합화력연습’ 예행연습에서 포격하고 있다. 허공에 후지산 모양을 본뜬 화염을 연출했다. 2016.8.25 연합뉴스

▲ 일본 육상자위대가 25일 시즈오카현 고텐바시 소재 히가시후지 연습장에서 열린 자위대의 연례 사격 훈련 ‘후지종합화력연습’ 예행연습에서 포격하고 있다. 허공에 후지산 모양을 본뜬 화염을 연출했다. 2016.8.25 연합뉴스

참고로 일본은 ‘모병제’ 국가로 25만명에 가까운 병력 전부가 부사관과 장교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각종 사고로 군기강이 크게 해이해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일단 숙련된 부사관 이상 계급의 인력은 우리보다 5만명 가량 많습니다.

●GDP 1% 룰 폐기…4년 뒤 국방예산 70조원 목표

지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베 정권이 지난해 말 마련한 ‘방위대강 및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입니다. 한국국방연구원 등의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아베 정권은 최소한의 방위력만 보유하는 ‘전수방위’ 원칙을 ‘적극방위’ 개념으로 바꿔 해마다 군사력 강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방위대강계획에서는 육·해·공군은 물론 우주·사이버·전자전 등 다양한 분야의 국방력을 갖추는 ‘다차원횡단적 방위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조은일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방위역량의 양적 강화 및 질적 향상을 동시에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심지어 군국주의화를 막기 위해 암묵적으로 정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원칙도 깨버렸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GDP의 1% 정도로 (방위비를) 유지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1% 틀’이라는 것은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올해 GDP 1% 수준으로 맞춘 55조원의 국방예산을 2023년까지 70조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병력이 많아 인건비가 많이 드는 우리 국방예산 47조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대양해군’을 표방한 중국을 견제하고 군사대국화 야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함정, 전투기, 미사일 등 첨단 장비 도입에 예산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와 가까운 필리핀 수빅항에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 오야시오가 입항한 가운데 대원들이 잠수함 갑판 위에서 작업하고 있다. 뒤로는 오야시오 를 호위하고 온 구축함 세토기리(왼쪽)와 아리아케가 정박해 있다. 자위대 잠수함이 필리핀에 입항한 것은 2001년 이후 15년 만이다. 필리핀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견제하기 위 해미국,일본과군사협력을강화하고있다. 2016.4 AFP 연합뉴스

▲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와 가까운 필리핀 수빅항에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 오야시오가 입항한 가운데 대원들이 잠수함 갑판 위에서 작업하고 있다. 뒤로는 오야시오 를 호위하고 온 구축함 세토기리(왼쪽)와 아리아케가 정박해 있다. 자위대 잠수함이 필리핀에 입항한 것은 2001년 이후 15년 만이다. 필리핀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견제하기 위 해미국,일본과군사협력을강화하고있다. 2016.4 AFP 연합뉴스

일본은 특히 해상전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GFP에 따르면 연안 경계 임무를 맡는 초계함급(잠수함 포함) 이상 함정 수는 우리가 166척, 일본이 131척으로 우리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핵심 전투함인 ‘구축함’은 우리가 12척인데 반해 일본은 3배 규모인 37척입니다.

일본은 지난해 7월 7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마야’를 진수시켰는데 미국과 정보공유가 가능한 ‘공동교전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함정 건조에 열을 올려 곧 ‘이지스함 8척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건조하는 이지스함에는 사거리가 700㎞에 이르고 탄도미사일을 잡을 수 있는 최신 함대공 미사일 ‘SM-3 블록2’를 장착합니다.

●거액 투입해 이지스 구축함·첨단 레이더 도입 집중

이를 기반으로 일본은 이지스함 8척과 항공모함형 호위함 4척 등으로 구성된 4개 호위대군(기동전단)을 2023년 완성할 계획입니다. 1개 호위대군은 항모형 호위함 1척과 이지스함 2척, 구축함 5척으로 구성됩니다.

반면 우리는 현재 세종대왕급(7600t) 이지스함 3척을 보유하고 있고 9년 뒤 6척을 보유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해상전력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잠수함은 일본이 19척, 한국이 16척으로 비슷합니다. 일본은 2023년까지 잠수함을 22척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육상전력은 우리 군이 앞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차는 한국이 2654대, 일본은 1004대로 2.5배 규모입니다. 다만 장갑차량은 일본이 3072대, 한국은 2870대로 양국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자주포는 우리가 2140문, 일본이 202문으로 10배, 견인포는 각각 3854문과 500문으로 7배 규모입니다.
일본의 경항공모함 이즈모호. 일본 방위성 제공

▲ 일본의 경항공모함 이즈모호. 일본 방위성 제공

항공전력은 양적 측면에서 우리 군이 앞서지만, 일본은 최신형 장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전체 항공기 수는 한국이 1614대, 일본은 1572대로 비슷합니다. 전투기는 각각 406대, 297대, 폭격기는 466대, 297대로 우리가 많고 공격용 헬리콥터는 112대, 119대로 비슷합니다.

일본은 남서 지역의 방어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2014년 4월 오키나와에 조기경보기(E-2C) 부대인 ‘경계항공대’를 창설하고, 2016년 1월 F-15 전투기 비행대를 증편하는 등 공군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2023년까지 최신 스텔스기인 F-35A 42대를 도입하고 신형 조기경보기, 체공형무인기, 신형 공중급유기, 수송기 등을 잇따라 전력화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록히드마틴의 신형레이더 ‘LMSSR’이 포함된 최신형 미사일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레이더 2기 도입 예산은 2조 4000억원에 이릅니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달 미국 정부에 1조 4000억원 지급을 명시한 계약서를 전달했습니다.

일본은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 목적은 정보자산 확대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중국 동해안까지 일본의 감시망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도 도입계획도 마련했습니다.
국방부가 24일 오후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P-3 초계기가 우리 해군 구축함 대조영함 인근으로 초저고도 위협비행을 한 사진을 공개했다. 일본 초계기가 고도 약 60m로 비행하면서 대조영함 우현을 통과하고 있다. 2019.1.24 국방부 제공

▲ 국방부가 24일 오후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P-3 초계기가 우리 해군 구축함 대조영함 인근으로 초저고도 위협비행을 한 사진을 공개했다. 일본 초계기가 고도 약 60m로 비행하면서 대조영함 우현을 통과하고 있다. 2019.1.24 국방부 제공

●북한 미사일 정국 이용해 군사력 확대 꾀할 듯

아베 정권은 자위대 지휘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육·해·공 자위대를 통솔하는 ‘통합막료감부’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자위대의 실질적인 부대 운용에 관한 업무를 방위성에서 통합막료감부로 이관시켰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육·해·공 자위대를 모두 지휘하는 ‘통합사령부’도 창설했습니다.

2016년 3월 직접적인 공격이 없어도 자국에 위협이 된다면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새 안보법 시행 이후 군사대국화 야심을 보다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은 이즈모호 같은 항모형 호위함을 항모로 개조한다는 야심도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최근 한일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초계기 위협’ 사건이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북한 미사일 정국을 틈타 일본은 군사대국 야욕을 더욱 공개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에는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드러내놓고 앞세웁니다. 우리 국민과 군이 주목하고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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