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법안 ‘패스트트랙’ 탄 뒤에도 최장 330일… 기간 단축 관건

입력 : ㅣ 수정 : 2019-04-26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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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최장 180일·법사위 90일 거쳐야
국회 본회의 회부 60일 뒤 자동 상정·표결
한국당 반발로 기간 꽉 채울 가능성 커
선거법, 내년 4월 총선 임박해 처리 땐
지역구 막판 재조정 ‘깜깜이 선거’ 우려
뚫어라!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 대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이 된 채이배 의원이 25일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자신의 의원실을 점거하자 창문을 통해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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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뚫어라!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 대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이 된 채이배 의원이 25일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자신의 의원실을 점거하자 창문을 통해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제도 개편·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에 국회가 25일 진통을 겪었다.
막아라! 자유한국당 나경원(오른쪽 두 번째)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운영위 회의장 앞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며 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유승민(왼쪽 세 번째)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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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아라!
자유한국당 나경원(오른쪽 두 번째)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운영위 회의장 앞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며 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유승민(왼쪽 세 번째)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앞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 22일 선거법·공수처 설치법·검경수사권 조정법 순으로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안건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소관 상임위에서 최장 180일 이내에 심사를 마쳐야 한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장 90일간 안건의 체계·자구를 심사한다.

이후 국회 본회의에 안건이 자동으로 회부되며 6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결국 패스트트랙이 되면 최장 330일 뒤 무조건 본회의 표결이 이뤄지는 것이다. 물론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지만 심사 기간 한국당 등의 반발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정해진 기간을 꽉 채울 가능성이 크다.

여야 합의로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을 대비해 패스트트랙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최장 330일이 걸리기 때문에 ‘패스트’(신속)가 아닌 ‘슬로(느린)트랙’이라는 지적도 있다.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된 법안은 단 1건으로 2017년 11월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었다. 이 특별법은 330일을 꽉 채워 처리됐다.

현재 처리가 가장 시급한 법안은 선거법이다. 지난 24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회의원 의원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되 현행 253석인 지역구를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75석으로 늘렸다. 특히 비례대표 의석을 전국 단위 정당득표율로 연동률 50%를 적용하기로 했다.

개정안이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최장 330일을 거친다면 내년 4월 21대 총선을 코앞에 두고 처리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총선을 앞두고 부랴부랴 지역구를 재조정하는 등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수 있다.

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법은 공수처에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되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기소권을 갖도록 했다. 현재 공수처의 수사 대상 7000여명 중 5100명이 해당된다.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에는 여야 두 명씩 위원을 배정하고 공수처장은 위원 5분의4 이상의 동의를 얻어 추천된 2인 중 대통령이 지정한 1인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공수처장이 정치적 편향성을 갖는 것을 막기 위해 여야가 한 후보씩 지워가며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로 좁히기로 했다. 자치경찰을 제외한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해서만 수사지휘권을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에 대해서 제한하는 것으로 변경하되 법원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경찰 작성 신문조서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하면 증거로 쓸 수 없다. 하지만 검찰 신문조서는 당사자가 부인해도 믿을 수 있는 상태에서 진술이 이뤄졌다면 증거 능력을 인정하기 때문에 검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있다.

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고 해서 330일 뒤 열리는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별개 문제다.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관련 법안만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9-04-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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