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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대부’ 고 지정환 신부에 국민훈장 모란장 추서

‘치즈 대부’ 고 지정환 신부에 국민훈장 모란장 추서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04-15 19:17
업데이트 2019-04-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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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환(본명 디디에 세스테반스) 신부. 연합뉴스
지정환(본명 디디에 세스테반스) 신부.
연합뉴스
지난 13일 선종한 ‘임실 치즈 개척자’ 고 지정환 신부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이 추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오후 이개호 장관이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전북 전주 중앙성당을 찾은 자리에서 유족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전수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태생인 고인은 1959년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신부로 입국해, 1961년 전북 부안성당에 부임했다. 이후 줄곧 한평생 국내 치즈 산업 육성에 큰 기여를 했다.

그는 부임 후 3년간 간척지 100㏊를 조성해 농민들에게 제공하는 등 늘 가난한 농민들의 삶의 기반을 다지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이후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뒤에는 임실에서 산양 보급, 산양유 및 치즈 개발에 힘썼다.

특히 임실 성가리에 국내 첫 치즈 공장을 세워 치즈 산업을 이끌었고, 임실 치즈 농협도 출범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농식품부는 “고인은 영양 공급이 부족했던 어려운 시기에 선진국에서 젖소를 수입해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등 한국 치즈 산업을 태생시켰다”면서 “임실을 치즈 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킨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전북 지역의 복지시설을 오가며 장애인과 소외 계층도 돌봤다.

그는 박정희 정권 시절 서울에서 인혁당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한국의 민주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지식인이기도 했다.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이 벌어진 뒤에는 우유 트럭을 몰고 광주로 갔다가 광주의 참상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추방당할 뻔 했지만 그간 이뤄 온 여러 공적 덕분에 추방을 면했다. 그러나 정권의 감시를 받아야만 했다.

고인은 이러한 공로로 2016년 법무부로부터 우리나라 국적을 받은 바 있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16일 오전 10시 전주 중앙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진행한다.

장지는 전주시 치명자산 성직자 묘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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