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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클럽 수사, ‘폭행’에서 시작해 ‘쩐’으로 향한다

강남권 클럽 수사, ‘폭행’에서 시작해 ‘쩐’으로 향한다

이하영 기자
입력 2019-03-26 18:27
업데이트 2019-03-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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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실소유주 클럽수 16곳 이상 의혹
‘만수르 세트’ 등 버닝썬 영업장부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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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아레나 실소유주 구속
클럽 아레나 실소유주 구속 거액의 탈세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 유명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 강모(왼쪽)씨와 사장 임모(오른쪽)씨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강남권 유흥업계 ‘큰손’으로 알려진 강씨는 세금 162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26일 새벽 구속됐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수백억원대 탈세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 강모(46)씨가 26일 새벽 구속됐다. 지난해 12월 말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석 달 만이다. 강씨 구속을 신호탄으로 강남권 클럽을 대상으로 한 경찰의 대규모 탈세 수사도 본격화됐다. 버닝썬 내 폭행 사건에서 시작한 클럽 수사가 이제 돈의 흐름을 쫓는 방향으로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와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6일 구속된 강씨와 명의사장 임모씨를 강남서로 불러 아레나 탈세와 공무원 유착 혐의 등과 관련해 고강도 조사를 펼쳤다. 강씨는 아레나에 명의사장 6명을 두고 현금 거래를 하는 한편 종업원 월급을 실제보다 많게 신고하는 방식으로 법망을 피해 2014~2017년 162억원을 탈세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포탈)를 받는다. 강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탈세도 아니고 실소유주도 아니다”라면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 유흥업소 중 강씨가 실소유한 곳은 기존에 알려진 16곳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실소유했다는 업체의 수를 현재 정확히 특정할 순 없으나 수사를 진행하면서 계속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강씨가 실소유한 클럽 규모가 늘어나고 불법 운영 여부가 확인된다면 강씨의 탈루액은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아레나에서 이뤄진 탈세 방식이 강씨 개인의 일탈 행위를 넘어 강남 클럽 전반에 만연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몽키뮤지엄이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클럽처럼 운영한 변칙영업 행태가 강남 라운지바를 중심으로 성행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클럽 버닝썬 영업 장부도 본격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지난 25일 버닝썬 경영과 관련해 이모(46) 버닝썬 공동대표를 소환조사했다. 버닝썬은 클럽에서 최고 1억원에 달하는 ‘만수르 세트’ 등을 판매하면서 현금 결제를 유도해 세금을 탈루한 의혹 등을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버닝썬을 압수수색해 장부를 확보했다.

클럽 탈세 수사는 결과적으로 유착 수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탈세 혐의와 더불어 클럽 자금이 공무원 측에 흘러들어 간 정황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아레나 비밀 장부에는 구청, 소방 공무원 등에게 돈이 건네졌을 것으로 해석되는 기록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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