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생 그림/박현갑 논설위원

입력 : ㅣ 수정 : 2019-03-25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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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안 된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내뱉는 말이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이른 새벽 인력시장에 나온 50대도, 심야학습에 나선 수험생도 나름대로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고단한 몸을 움직인다.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대로 살려고 발버둥친다.

하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게 부지기수다. 자기 뜻대로 사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운칠기삼’. 본인의 의지나 노력과 관계없이 어떤 일이 술술 풀릴 때 하는 말이다.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금수저, 흙수저의 인생 출발선은 다르지 않나.

인생은 백지에 그림 그리기다. 가운데에서부터 그릴지 위에서부터 그릴지, 흑백으로 칠할지 컬러로 할지, 또 앞면만 이용할지 뒷면에도 그릴지 등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그 양태는 제각각이다.

첫 모양은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어떤 그림도 작품이다. 낙서가 아닌 명화다. 피카소 그림은 괴상망측하지만 조화로운 매력이 있다. 모든 그림엔 그 나름대로의 뜻이 다 있다. 인생이라는 작품을 어떤 모양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지 않더라도 삶의 궤적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그냥 열심히 그려보자.
2019-03-2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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