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살 수 있는 마약…한국 마약청정국 지위 상실

입력 : ㅣ 수정 : 2019-03-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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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약 사범 1만 2613명 적발
인구 10만명에 24명꼴…마약청정국 탈락
경찰·식약처 온라인 마약 판매 집중 단속
마약류가 얼마나 흔하게 퍼져 있으면 인터넷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까. 한국은 ‘마약청정국’ 지위도 잃게 됐다. 경찰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숨은 인터넷’으로 불리는 ‘다크넷’ 등을 통해 퍼지는 온라인상의 마약류 판매 광고와 유통사범을 5월24일까지 집중 단속한다고 21일 밝혔다. 단속 기간을 정해 둘 것이 아니라 무기한 ‘마약과의 전쟁’을 벌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으로 1만 2613명이 단속됐다. 인구 10만명당 24명으로, 유엔이 정한 마약청정국(인구 10만당 마약사범 20명 이하) 직위도 잃게 됐다. 한국의 마약사범은 2014년 9984명에서 2015년 1만 1916명으로 1만명 선을 돌파했다. 이어 2016년 1만 4214명, 2017년 1만4123명으로 최근 수년동안 해마다 늘어났다. 당국에 적발된 건수가 이렇지만, 특히 은밀한 마약 범죄 특성상 단속되지 않은 마약사범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약 사범이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한 마약공급 루트가 다양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식약처는 최근 ‘버닝썬’ 사건으로 문제가 된 속칭 ‘물뽕’(GHB)을 비롯해 수면제, 마취제 등 온라인상 마약류 판매 광고를 집중 모니터해 1848건을 확인,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광고 게시자 아이디(ID)와 인터넷 프로토콜(IP) 등을 추적해 광고업자를 검거하고, 이어 통신·계좌추적을 거쳐 마약류 판매상과 구매자 검거에도 나설 계획이다.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열린 2015 마약퇴치기원 걷기대회에서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열린 2015 마약퇴치기원 걷기대회에서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경찰청 본청은 다크넷 수사를 전담하고, 사이버수사팀은 인터넷·SNS에 올라오는 마약류 판매 광고 수사에 주력한다. 압수수색이나 피의자 체포 등 현장 수사에는 지방청·경찰서 마약수사 인력과 식약처 마약류 감시원도 투입된다. 식약처는 경찰이 긴급 의뢰하는 마약류 성분분석도 지원한다.

온라인에서 발견된 마약류 판매 광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삭제·차단 조치하고,마약류 광고와 유통으로 얻은 수익은 기소 전 몰수보전을 활용해 은닉을 막을 방침이다. 국세청에도 관련 내용을 통보해 불법 수익에 대한 세금 추징을 유도한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상 판매 광고를 통한 마약류 유통사범은 끝까지 추적하는 등 엄정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한 수사관은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오락용 대마 판매 및 사용이 합법화되면서 국내 여행객들이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일반 국민의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나라의 몰락으로 이어진 ‘아편 전쟁’을 치른 중국에서는 마약 사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는 등 엄벌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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