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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햄버거 접대에 숨은 정치적 비수 ‘민주당의 위선’ 들춰내기

트럼프의 햄버거 접대에 숨은 정치적 비수 ‘민주당의 위선’ 들춰내기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3-06 17:18
업데이트 2019-03-0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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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대학풋불 1부 리그에서 우승한 노스다코타 주립대 선수들에게 대접할  햄버거 등을 앞에 두고 미국산 찬양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대학풋불 1부 리그에서 우승한 노스다코타 주립대 선수들에게 대접할 햄버거 등을 앞에 두고 미국산 찬양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은 고교 풋볼 선수들에게 또 햄버거를 접대했다고 해서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기사가 나왔다.

그런데 의문이 들지 않는가?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도 일단락됐는데 왜 트럼프 대통령은 어렵게 4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은 고교 대학 풋볼 선수들에게 햄버거를 내놓았을까? 적지 않은 국내 언론이 ‘원래 트럼프가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식으로, 다소 어이 없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햄버거는 미국 양대 정당이 물밑에서 신경전을 펼치는 주제가 돼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상원 민주당 초선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지난달 22일 사이캇 차크라바르티 비서실장과 나란히 앉아 햄버거를 먹는 사진을 놓고 이죽거렸다. 그들의 생각은 ‘햄버거 먹지 말자고 한 것이 법안 취지 아니였던가. 그네들의 위선 지독하네’라고 쏘아붙이고 싶었을 것이다.

코르테스 의원은 그린 뉴 딜(Green New Deal) 법안을 발의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 공장장처럼 논점을 벗어난 공격을 퍼부었다. 이를테면 미국의 소들을 다 없애자는 법안이며, 햄버거를 먹지 말자는 법안이란 식이다.

오죽했으면 오르테가 의원은 이달 초 Desus & Mero 쇼에 출연해 “농업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며 모두에게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강요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이봐요들, 공장식 농장을 하겠다고들 하는데, 그런다고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햄버거로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 뉴 딜 법안을 발의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민주당 상원의원과 비서실장이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그린 뉴 딜 법안을 발의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민주당 상원의원과 비서실장이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고기를 덜 먹자는 것은 환경을 낫게 만드는 가장 쉽고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인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미국에서 소와 농업을 몰아내자는 얘기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백악관 참모를 지낸 세바스찬 고르카 박사는 지난달 28일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의 보수주의 정책행동 컨퍼런스(CPAC)에서 이렇게 불호령을 내렸다. “그들은 여러분의 픽업 트럭을 뺏으려 하고요, 그들은 여러분의 집을 다시 세우려고 하고요, 그들은 여러분의 햄버거를 빼앗으려 한답니다. 이게 스탈린이 꿈꿔왔지만 결코 이루지 못한 일이랍니다. 여러분은 민주 사회주의란 미명 아래 미국에 다시 공산주의를 덧씌우려는 이들과 싸우는 최전선에 서 있어요.”

이런 정치적 공격의 비수를 감춘 채 트럼프 대통령은 풋볼 선수들에게 햄버거를 보란 듯이 접대한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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