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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시장 명암’…중저가 울고 고급 브랜드 웃었다

‘화장품시장 명암’…중저가 울고 고급 브랜드 웃었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2-17 11:23
업데이트 2019-02-1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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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당경쟁 로드숍 줄줄이 적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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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호황 끝? 화장품주 줄줄이 하락
한류 호황 끝? 화장품주 줄줄이 하락 한류 바람을 타고 한동안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화장품 주식들이 최근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주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한류를 등에 업고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로 호황을 누리며 급성장했으나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타격을 받기 시작해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국내 면세점과 주요 관광지 상권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하락세를 탔다. 사진은 21일 오전 서울 명동의 화장품 매장. 2018.10.21 연합뉴스
2000년대부터 국내 화장품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어온 로드숍 브랜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고급 화장품들은 호실적을 올려 중저가와 격차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1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로드숍 브랜드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208억원으로 전년보다 54.1% 감소했다. 매출액은 2천154억원으로 12.3% 줄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50억9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폭이 커졌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2.03% 감소한 1천810억원이었다.

토니모리는 “국내 경쟁 심화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고 연결 자회사 청도법인의 재고자산 처분에 따른 일시적 비용이 반영돼 적자 폭이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클리오는 지난해 7억7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스킨푸드는 매출 감소 등에 시달리다 지난해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989억원, 80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7%, 25% 감소했다. 에뛰드 역시 매출이 16% 줄면서 2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이처럼 화장품 로드숍들은 최근 온라인 매출 증가세에도 오프라인 매장 수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실적 부진은 중국 사업 부진과 내수 경쟁 심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집중하다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후 직격탄을 맞았다”며 “국내에서도 경쟁 심화 속에 할인행사·경품 증정 등 지나친 마케팅 경쟁으로 수익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급 화장품 브랜드는 호황을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고급 활성화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화장품사업부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501억원, 1천92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2%, 13.8% 증가했다.

2003년 출시한 ‘후’는 2016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후 2년 만에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처음으로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출시된 ‘숨’의 고가 라인 ‘로시크숨마’는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오휘’의 최고급 라인인 ‘더퍼스트’ 매출도 31% 증가했다.

이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저가 브랜드 부진에 발목 잡힌 아모레퍼시픽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것과 대조된다.

고가 브랜드의 실적이 화장품 업계 두 선두주자 간 희비를 가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화장품 시장은 중국을 겨냥한 기능성·고급 화장품에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회복, 면세점 매출, 중국 내 입지 강화가 실적 변수로 꼽혔다.

조경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과 면세점에서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과 경쟁해 중국인 수요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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